▲ 미국에 건설 중인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국내 주요 기업들의 대미 로비 금액이 최근 5년 사이 2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한화는 같은 기간 로비 금액이 10배 이상 급증했고, 삼성은 작년 한 해에만 862만 달러(121억 원)를 투입했습니다.
1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가 2020∼2025년 상반기 미국 상원에 제출된 로비 공개법(LDA) 보고서를 조사한 결과, 조사 기간 로비를 신고한 국내 주요 기업의 법인은 52곳이었습니다.
미국에서 로비 활동은 이익 단체의 의견이나 요구를 정부나 의회에 전달하는 합법적인 행위로, 관련된 내역은 LDA에 보고해야 합니다.
국내 기업의 대미 로비 금액은 2020년 1천553만 달러, 2021년 2천161만 달러, 2022년 2천380만 달러, 2023년 2천492만 달러로 꾸준히 증가했습니다.
특히 미국 대선이 치러진 작년에는 전년 대비 41.8% 증가한 3천532만 달러로 집계됐습니다.
올해 상반기는 1천966만 달러로 전년 동기(1천747만 달러) 대비 12.6% 늘었습니다.
제출된 로비 보고서도 2020년 127건에서 2021년 160건, 2022년 185건, 2023년 222건, 2024년 288건으로 증가세를 보였습니다.
올해 상반기에는 161건이 제출됐습니다.
작년 기준 로비로 100만 달러 이상을 사용한 그룹은 삼성, SK, 한화, 현대차, 쿠팡Inc, LG, 영풍 등 7곳입니다.

삼성은 지난해 간접지출 256만 달러, 직접지출 606만 달러 등 총 862만 달러를 투입하며 가장 많은 로비 금액을 썻습니다.
이는 삼성전자, 삼성 반도체, 삼성SDI, 이매진 등을 합산한 금액입니다.
SK는 간접지출 179만 달러, 직접지출 529만 달러 등 총 708만 달러를 지출했고, 한화는 간접지출 214만 달러, 직접지출 391만 달러 등 총 605만 달러를 사용했습니다.
이어 현대차(478만 달러), 쿠팡Inc(331만 달러), LG(134만 달러), 영풍(100만 달러), 포스코(96만 달러), 한국무역협회(49만 달러), CJ(40만 달러) 순이었습니다.
2020년과 비교해 로비 금액이 가장 늘어난 그룹은 한화였습니다.
한화는 2020년 45만 달러에서 2024년 605만 달러로 1천244.4% 급증했습니다.
이는 한화큐셀 중심의 직접적인 로비 활동이 증가한 영향으로 해석됩니다.
한화큐셀은 2023년 대규모 태양광 공장 증설을 발표한 이후 사업 확장을 위해 적극적인 로비 활동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삼성은 같은 기간 504만 달러에서 862만 달러로 71.0% 늘었습니다.
삼성전자는 텍사스주 테일러에 반도체 공장을 짓고 있고, 삼성SDI도 미국 내 배터리 공장을 건설 중입니다.
2020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그룹별 누적 로비 금액은 삼성이 3천964만 달러로 1위였습니다.
이어 SK(3천598만 달러), 현대차(2천357만 달러), 한화(1천298만 달러), 쿠팡Inc(799만 달러) 순입니다.
CEO스코어는 "미국 대선 시기와 맞물려 새 정부 출범 및 정치 리스크 대비, 미국 산업 정책 대응, 대미 투자 확대 등의 영향으로 대미 로비 금액이 증가한 것으로 해석된다"고 말했습니다.
(사진=삼성전자, CEO스코어 제공,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