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동 기자회견을 한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왼쪽)와 트럼프 미국 대통령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내놓은 가자지구 평화 구상안을 전달받은 뒤 숙고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현지시간 29일 하마스 협상단이 이집트와 카타르 대표로부터 이를 접수했으며 성실히 내용을 검토하겠다고 약속했다고 한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습니다.
또 다른 소식통은 하마스 지도부의 입장이 나오기까지는 며칠이 걸릴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현재 하마스는 이번 제안에 아직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의 정상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발표한 20개 항목의 가자지구 평화 구상안은 하마스에 인질 석방, 무장 해제, 통치권 포기 등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하마스가 이 방안에 동의하면 72시간 이내에 생존·사망자를 포함한 모든 인질을 석방해야 하는데, 이는 하마스에 남은 유일한 협상 카드를 포기하라는 요구나 다름없습니다.
무장 해제와 통치권 포기는 팔레스타인 안팎에서 행사하는 하마스의 영향력을 급격히 약화시킬 수 있어 예전부터 강하게 반대해 온 사안입니다.
이번 제안을 받아들인다면 하마스도 얻는 게 있습니다.
하마스는 인질 교환을 통해 종신형을 선고받은 수감자 250명과 2023년 10월 7일 이스라엘 공격 이후 구금된 여성과 어린이 등 가자 주민 1천700명을 돌려받게 됩니다.
이스라엘군은 하마스의 인질 석방 시 합의된 전선으로 철수하고, 임시 국제안정화군 창설 등에 따라 단계적으로 가자지구에서 군대를 철수하기로 했습니다.
하마스의 경우에는 무장을 해제하고 평화 공존을 약속한 구성원은 사면받을 수 있으며, 가자지구를 떠나기를 원하는 경우 안전한 이동 통로가 제공됩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양측이 합의할 경우 "전쟁은 즉시 종료될 것"이라며 이스라엘군이 철수하고 군사 작전이 중단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반면 하마스가 거부할 경우 이스라엘의 군사작전 재개와 이에 대한 미국의 공식적이고 전폭적인 지원이 이어집니다.
네타냐후 총리는 "쉽게 갈 수도 있고 어렵게 갈 수도 있지만, 이스라엘은 스스로 이 일(하마스 궤멸)을 끝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도 하마스가 종전안을 거부해 전쟁이 재개된다면 "이스라엘에 필요한 조치를 전폭적으로 지원하겠다"고 했습니다.
폴리티코는 트럼프와 네타냐후 모두 하마스에 사실상 항복하거나 그렇지 않으면 궤멸에 직면할 것임을 경고했다고 전했습니다.
하마스의 공식 입장에 따라 가자지구는 전쟁 종식의 길로 접어들지, 아니면 더 큰 충돌로 치달을지가 결정되는 셈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팔레스타인인에게 어떤 미래가 펼쳐질지는 정말로 아무도 모른다"고 말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