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뉴스

뉴스 > 경제

소비쿠폰 반짝 약발?…8월 소매판매 2.4%↓, 넉 달 만에 마이너스

유영규 기자

입력 : 2025.09.30 11:23|수정 : 2025.09.30 11:23


1차 민생회복 소비쿠폰(7월 21일∼9월 12일)이 본격적으로 지급된 8월 소매판매가 '마이너스'로 돌아섰습니다.

차츰 살아날 조짐을 보이던 소비가 다시 꺾이는 모습입니다.

두 달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던 산업생산 지표는 제자리걸음 했습니다.

자동차 생산이 호조를 보였지만, 장기화하고 있는 건설업 부진이 생산 지표를 끌어내렸습니다.

다만 선행 지표는 긍정적입니다.

건설업황의 1~2년 선행 지표격인 건설수주는 두 달째 40%대 증가 폭을 기록했고, 경기선행 종합지수도 상승했습니다.

통계청이 오늘(30일) 발표한 '8월 산업활동동향'에서 가장 주목되는 지표는 재화 소비를 보여주는 '소매판매'입니다.

지난달 소매판매액 지수는 102.2(2020년=100)로 전달보다 2.4% 감소했습니다.

지난 4월(-1.0%) 이후 4개월 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서면서 작년 2월(-3.5%) 이후 18개월 만에 최대 감소 폭을 나타냈습니다.

의복·신발·가방 등 준내구재(1.0%)에서 판매가 늘었지만, 음식료품·화장품 등 비내구재(-3.9%) 또는 가전제품·가구 등 내구재(-1.6%)에서 판매가 줄었습니다.

소비쿠폰 지급이 시작된 7월 소매판매가 2.7% 증가한 데 따른 기저효과가 반영된 것으로 보이지만, 추가경정예산이 '반짝 효과'를 내는 데 그쳤다는 분석도 가능합니다.

이두원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7월 말 소비쿠폰 지급 초반에는 안경 구매라든지 기타 헬스 결제 등으로 일부 쓰였고 아직 100% 소진되지는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9월 지급되는 2차 소비쿠폰도 있고, 10월 추석과 관련된 소비 등을 고려하면 9월에는 증가하지 않을까 예상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상대적으로 늦은 추석으로 인해 8월 수요가 9월로 넘어간 측면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통계청은 해석했습니다.

기획재정부도 일시적인 조정에 무게를 뒀습니다.

소비쿠폰 효과가 7월에 상당 부분 반영된 데다, 8월 소비는 '명절 변수'에 묻혔다는 것입니다.

기재부 관계자는 "명절 기간에는 명절까지 묶어서 흐름을 볼 필요가 있다"며 "소비심리가 양호한 가운데 9월 개인 카드 매출액 증가세도 다시 확대되는 모습이어서, 9월에는 소비지표가 증가하는 쪽으로 나올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8월 전산업생산 지수(계절조정)는 114.5로 전달과 동일했습니다.

산업생산이 지난 4∼5월 '마이너스'에서 벗어나 6∼7월 증가세를 이어갔으나 다시 숨을 고르는 형국입니다.

광공업 생산은 자동차 생산 호조(21.2%) 등에 힘입어 2.4% 늘었습니다.

이두원 심의관은 "자동차 생산이 5년 2개월 만에 최대 폭 증가했는데, 부분 파업 등에 따른 생산 감소의 기저효과가 일부 반영됐다"고 말했습니다.

반면 건설업 생산은 6.1% 급감했습니다.

지난해 3월(-9.4%) 이후로 17개월 만에 최대 감소입니다.

그밖에 서비스업 생산은 0.7%, 공공행정 부문은 1.1% 각각 감소했습니다.

투자 지표는 설비·건설 모두 감소했습니다.

설비투자는 전월보다 1.1% 줄었습니다.

건설기성(불변)은 건축(-6.8%) 및 토목(-4.0%)에서 공사 실적이 모두 줄어 전월 대비 6.1% 감소했습니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16개월 연속 감소세입니다.

건설수주(경상)는 건축과 토목에서 모두 늘면서 전년 동월 대비 44.8% 증가했습니다.

7월(49.7%)에 이어 두달 연속으로 40%대 증가 폭입니다.

기재부 조성중 경제분석과장은 "건설수주는 지난해 7~8월 수치도 나쁘지 않았기에 기저효과는 아닌 것 같다"며 "건설수주가 다시 올라오고 있어 조금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경기종합지수는 개선됐습니다.

현재의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전달보다 0.2포인트(p), 향후 경기 국면을 예고해 주는 선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0.5p 각각 상승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SBS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