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뉴스

뉴스 > 연예

후배들의 영원한 멘토 故 전유성, 숨겨진 '선배의 눈물'에 먹먹

입력 : 2025.09.30 10:33|수정 : 2025.09.30 12:10


한국 코미디계의 대부이자 후배들에게 길라잡이 역할을 했던 故 전유성의 숨겨왔던 외로움과 인간적인 고뇌가 후배들의 애도글을 통해 드러나며 깊은 울림을 주고 있다.

스탠드업 코미디언 김동하는 지난 25일 자신의 SNS에 올린 글에서 전유성 씨와의 가슴 저미는 일화를 공개했다.

김동하는 고인을 "말의 속도는 느리지만 생각의 속도는 누구보다 빠르신 분"이라 묘사하며, "2013년 처음 만나 '인사를 남들처럼 하지 말고 너만의 언어로 색다르게 해보라'며 당연함의 틈새를 들여다보는 법을 알려주셨다"고 회상했다.

특히 김동하는 함께 술잔을 기울이던 중 고인이 '후배들이 힘들거나 어려운 일이 있으면 나한테 물어봐. 그런데 난 물어볼 선배가 없어'라며 눈물을 훔쳤다며 안타까운 과거를 떠올렸다.

김동하는 스승의 외로움에 공감하며 "스승님 다음 생애에는 저의 제자가 되어주세요. 제가 다 해결해 드릴게요"라고 존경을 표했고, "함께 했던 모든 순간에서 많은 가르침을 받았고 같이 보낸 모든 시간이 재밌었다. 격하게 감사하다. 잘 가세요, 또 만나요"라고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전유성
개그맨 황현희 역시 전유성 씨를 향한 깊은 감사와 슬픔을 표현했다. 황현희는 자신을 "부끄러움이 많아 태어났고 한 번도 오디션을 보지 못했던 사람"이라고 소개하며, "저를 무대에 세워 장기 자랑조차 나가보지 못했던 저를 무대에 세워주신 분이 바로 선생님이셨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황현희 씨는 전유성 씨 덕분에 "제 인생은 다시 시작될 수 있었고, 덕분에 지금의 제가 존재합니다"라며 2017년 책을 쓰고 싶다는 자신을 서점으로 데려가 책을 사주었던 따뜻한 일화도 덧붙이며 "아무것도 아니었던 자신을 사람답게 만들어 주신" 스승에게 감사와 존경을 표했다.

전유성 씨는 단지 멘토를 넘어, 숨겨진 무명 연예인들의 진면목을 미리 알아보고 기회를 제공한 '등용문' 역할로 평가받는다. 개그우먼 이영자의 파워풀한 에너지와 순발력을 높이 평가해 무대에 세웠고, 코미디언 김신영, 조세호, 박준형의 가능성도 가장 먼저 찾았다. 개그계 뿐 아니라 전유성은 가수 김현식, 이문세, 배우 한채영 등의 연예계 데뷔에도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지며 그의 넓은 안목을 보여주었다.

(SBS연예뉴스 강경윤 기자)
SBS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