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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수엘라 "미국서 침공하면 대통령 특별권한 발동"

김경희 기자

입력 : 2025.09.30 09:49|수정 : 2025.09.30 09:49


▲ 29일(현지시간) '비상사태 법령' 문서 들어보이는 베네수엘라 부통령

베네수엘라 정부가 외국의 군사적 침략에 대비해 대통령에게 국방 분야에서 추가적인 통제 권한을 부여하는 내용의 법령을 준비했다고 델시 로드리게스 부통령이 밝혔습니다.

로드리게스 부통령은 현지시간 29일 카라카스에서 외교단 간담회를 열어 "미국 군대가 감히 베네수엘라를 침공한다면 우리는 이를 외부 침략으로 간주해 비상사태 법령을 즉시 발효할 것"이라며 "국방 및 안보 사안과 관련해 대통령이 특별한 방어 권한을 갖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고 현지 일간 엘우니베르살은 보도했습니다.

AFP통신은 '마두로 대통령이 해당 법령에 서명했다'는 로드리게스 부통령의 언급이 있었으나, 베네수엘라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아직 대통령 서명은 이뤄지지 않았다고 전했습니다.

해당 법령에는 국가원수가 군대에 대한 최고 지휘권과 각종 민간 인프라 시설 통제권을 부여받는 한편 시민 안전 계획에 따라 민병대 등 병력 배치를 명령할 수 있다는 내용이 포함됐다고 신문은 설명했습니다.

20세기말부터 미국과 불편한 관계를 유지 중인 베네수엘라는 마두로 대통령 3선으로 귀결된 지난해 7월 대선과 지난 1월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전후로 '세계 최강국'으로부터 더 강한 압박과 경제적 제재를 받고 있습니다.

미군은 카리브해에 핵 추진 고속 공격 잠수함과 이지스 구축함 등을 배치하는 한편 베네수엘라와 인접한 미국령 푸에르토리코에 F-35 전투기 10대를 보내 신속 출격 채비를 해놨다고 외신들이 백악관 등을 인용해 보도한 바 있습니다.

미군은 또 최근 몇 주간 '베네수엘라 기반 카르텔의 마약 운반선'이라고 주장하며 선박들을 공격해 10여 명의 사망자를 내기도 했습니다.

미국 군사 당국자들이 마약 거점 공습을 목표로 베네수엘라 영토를 직접 타격할 것이라는 미국 언론 보도도 나오는 상황입니다.

로드리게스 부통령은 "베네수엘라에 대한 개입을 획책하는 이들은 헌법과 법률에 따라 재판받게 될 것"이라며 "외세의 침략을 받으면 국민은 마두로 대통령을 지지하며 조국 수호를 위해 단결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사진=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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