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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선거유세장서 최소 40명 압사…정당 관계자 3명 기소

윤창현 기자

입력 : 2025.09.29 16:59|수정 : 2025.09.29 16:59


▲ 지난 27일(현지시간) 인도 남부 타밀나두주에서 열린 인기 영화배우 출신 정치인 비제이의 선거 유세 행사에서 압사 사고가 발생해 구급차가 환자를 이송하고 있다.

인도에서 유력 정치인 선거 유세 도중 압사 사고로 지금까지 최소 40명이 숨진 가운데 현지 경찰이 유세를 주최한 정당 관계자 3명을 기소했습니다.

현지시간 29일 AFP 통신은 인도 남부 타밀나두주 경찰이 인기 영화배우 출신 정치인 비제이의 소속 정당 타밀승리연합의 고위 간부 3명을 과실치사 혐의로 기소했다고 밝혔습니다.

경찰은 이들이 유세 행사를 부실하게 관리해 참사를 초래한 혐의가 있다고 보고 수사를 이어갈 방침입니다.

지난 27일 저녁 타밀나두주 카루르 지역에서 열린 비제이의 유세 행사에 지지자들이 한꺼번에 몰려들어 많은 사람이 인파에 깔렸습니다.

이 사고로 지금까지 어린이 9명을 포함한 최소 40명이 숨졌고 124명이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고 타밀나두주 보건부가 전했습니다.

현지 경찰에 따르면 타밀승리연합 측은 유세 행사에 약 1만 명이 참여할 것으로 당국에 사전 신고했으나, 실제로는 3배 가까운 2만 7천여 명이 몰려들었습니다.

또 비제이가 당초 정오쯤 연설을 할 예정이었지만, 지각으로 오후 7시 40분께 도착함에 따라 군중이 뙤약볕 아래 물과 음식이 부족한 상황에서 장시간 기다렸다고 경찰은 전했습니다.

한 행사 참가자는 현지 매체에 "사람들이 몇 시간씩 함께 기다려야만 하는 상황이 아니었더라면" 참사를 피할 수 있었다면서 "부실한 행사 계획과 실행, 경찰 인력 배치 부족도 원인"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다른 현지 주민은 군중을 관리하기 위해 행사장 주변에 바리케이드와 밧줄이 많이 설치됐지만 사람이 너무 많아 "아무도 통제할 수 없었다"면서 "비제이가 연설을 하는 동안 여러 명이 기절했다"고 AP통신에 밝혔습니다.

현지 매체 인디언익스프레스는 유세를 보려고 나무에 올라갔던 지지자들이 아래쪽 군중 위로 떨어지면서 공황 상태가 번졌다고 전했습니다.

지난 30여 년간 인도 남부 타밀어권 영화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배우 중 한 명으로 꼽혀 온 비제이는 지난해 지역 정당인 타밀승리연합을 창당해 당 대표를 맡아왔습니다.

비제이는 내년 초 열리는 지방선거 출마를 앞두고 유세를 위해 카루르 지역을 찾았습니다.

비제이는 SNS에 "가슴이 찢어진다. 견딜 수 없고 형언할 수 없는 고통과 슬픔에 잠겨 있다"고 밝힌 데 이어 희생자 유족에게 1인당 200만 루피, 우리 돈 약 3천150만 원씩 보상하겠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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