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뉴스

뉴스 > 사회

[단독] "문제없었다"더니…'팩 온도 편차 이상' 방치했나

배준우 기자

입력 : 2025.09.28 20:23|수정 : 2025.09.28 21:30

동영상

<앵커>

이번 사태의 원인이 된 불이 난 배터리에서는 지난해 이미 이상 징후가 포착됐던 걸로 드러났습니다. 저희가 지난해 내부 점검 내역서를 입수했는데요. 여기에는 사용 연한 10년이 지나서 교체가 필요하다는 권고와 함께 '배터리들의 온도 편차가 이상해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담겨 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배준우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국가정보자원관리원 5층 '7-1 전산실'에 있던 리튬이온 배터리팩들은 화재 전 어떤 상태였을까.

정전이 발생할 경우, 전원을 대신하는 시스템이 무정전 전원장치, UPS인데 이 UPS용 배터리팩들을 UPS 개발사인 LG CNS가 지난해 6월 27일 점검했습니다.

SBS가 입수한 점검 내역서에는 '이상 방전'이나 '하자 처리'가 "6개월간 없었다"고 돼 있습니다.

하지만 두 가지 지적 사항이 명시됐습니다.

우선 "배터리 사용 연한 10년 경과로 교체를 권고한다"는 겁니다.

2014년 8월 설치된 배터리인 만큼 지난해까지만 쓰라는 권고였는데, 이 권고 이후에도 배터리 교체는 이뤄지지 않은 걸로 드러났습니다.

특히 눈길을 붙잡는 대목은, "일부 전압 차로 정상 범위를 초과하는 배터리팩 온도 편차의 발생을 확인했다"는 부분입니다.

충전 때 온도가 방전 때보다 비정상적으로 올라갔다는 얘기인데, 사실상 화재 위험을 경고했던 겁니다.

내역서는 "지속적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며 "5층 5B-1 구역에서 5개" 등 구체적 대상까지 적어놨습니다.

이런 문제들과 관련해 행정안전부는 "정기 점검을 지속적으로 해왔고, 가장 최근인 지난 6월 점검 당시, 별다른 문제가 발견되지 않았다"고 오늘(28일) 기자들에게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사용 연한이 지난 배터리를 왜 즉각 교체하지 않았던 건지, 일부 배터리의 비정상적 온도는 이후 해결이 됐었는지 의문이 남습니다.

[김성회/민주당 의원 : 작년 6월 점검 결과 배터리를 교체하라는 권고에도 불구하고 이를 방치했습니다. 경찰이 이 부분에 대한 집중적인 수사를 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화재 당시 배터리 분리 작업을 했던 업체는 제조사인 LG에너지솔루션이나 유지보수 담당 업체가 아닌 제3의 업체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오영춘, 영상편집 : 위원양, 디자인 : 박태영·방민주)
SBS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