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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 앞바다 긴장…구호선 노린 드론 기습 속 유럽 호위함 집결

윤창현 기자

입력 : 2025.09.26 13:31|수정 : 2025.09.26 13:31


▲ 지난 9일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로 향하던 국제 구호 선단이 이스라엘로 추정되는 드론 공격을 받고 있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로 향하던 국제 구호 선단이 연거푸 이스라엘로 추정되는 드론 공격을 받으면서 이탈리아와 스페인이 이를 호위할 군함을 파견하기로 했습니다.

가자지구를 해상 봉쇄하고 있는 이스라엘이 국제 사회의 구호품 전달을 막는 상황에서, 유럽 주요국 정부가 이례적으로 구호 선단 호위에 나섰습니다.

로이터 통신 등 외신들은 현지시간 25일 국제구호단체 '글로벌 수무드 함대'(GSF)는 가자에 구호품을 전달하겠다며 민간 선박 약 50대를 동원해 지난 1일 스페인에서 출항했다고 전했습니다.

배에는 스웨덴의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를 포함해 각국 변호사, 의원, 활동가들이 탑승했습니다.

선단은 지난 23일 그리스 최남단 가브도스 섬에서 남쪽으로 약 56킬로미터 떨어진 공해에서 기습 드론 공격을 받았습니다.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선박 일부가 파손됐습니다.

이스라엘은 드론 공격의 관여 여부는 밝히지 않았으나, 구호단체 측은 이스라엘을 배후로 지목했습니다.

이들은 "이스라엘 군용 드론이 통신을 교란하고 노래를 틀었다"고 주장했습니다.

공격 몇 시간 후 이탈리아 국방부는 자국민 보호를 명목으로 프리깃함을 급파했고, 곧 다른 함정으로 교체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구이도 크로세토 이탈리아 국방장관은 "이는 전쟁 행위도, 도발도 아닌 인도주의적 조치"라며 "국가가 시민에 대해 지켜야 하는 의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탈리아 외무부는 벨기에, 프랑스 등에 구호 선단에 탑승한 자국민들을 위해 필요시 지원을 제공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습니다.

이탈리아 국영통신사 안사는 현지 외무부 소식통을 인용, 정부가 선단에 대한 추가 공격을 막기 위해 모든 선택지를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스페인도 이 계획에 동참했습니다.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는 구호 선단을 보호하기 위해 군함을 파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산체스 총리는 "45개국 국민이 가자 주민에게 식량을 전달하고 고통에 연대를 표하기 위해 선박에 탑승했다"며 국제법 존중과 안전한 항해의 권리를 강조했습니다.

그리스도 현재 자국 해역에 있는 구호선단 선박들의 안전 운항을 보장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게오르그 게라페트리티스 그리스 외무장관은 로이터에 "우리는 이미 이스라엘 정부에 그리스 국민의 선단 참여에 대해 알렸다"며 "모든 게 순조롭게 진행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애초 이탈리아는 구호품을 키프로스에 하역한 뒤 예루살렘 라틴 총대주교청을 통해 가자에 전달하는 중재안을 제시했고, 이스라엘도 이를 지지했습니다.

그러나 구호선단 측은 '가자 봉쇄를 깨고 주민들에게 직접 구호품을 전달하는 게 목표'라며 이를 거부했습니다.

이에 대해 기드온 사르 이스라엘 외무장관은 구호선단이 타협안을 거부한 것은 "그들의 실제 목적이 구호가 아니라 도발, 하마스 지원이라는 것을 보여준다"고 비판했습니다.

(사진=GSF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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