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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에스컬레이터 고의로 세웠나…미 비밀경호국, 조사 착수

남승모 기자

입력 : 2025.09.24 18:05|수정 : 2025.09.24 18:05


▲ 유엔총회장의 에스컬레이터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멜라니아 여사가 올라탄 순간 멈춰 섰다.

미국 비밀경호국이 유엔총회장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탑승한 에스컬레이터가 갑자기 멈춘 사건에 대해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유엔 직원들이 고의로 에스컬레이터를 멈춰 세운 것은 아닌지 살펴보겠다는 취지인데, 유엔은 백악관 영상 촬영 담당자가 실수로 안전장치를 잘못 건드린 데 따른 우연한 사고일 뿐 고의적인 방해행위는 없었다는 입장입니다.

유엔 총회장의 에스컬레이터는 현지시간 23일 트럼프 대통령과 멜라니아 여사가 발을 딛기 전까지는 정상 작동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멜라니아 여사의 발이 에스컬레이터에 닿자마자 멈춰 섰고, 결국 트럼프 대통령과 여사는 멈춰 선 계단을 걸어서 올라가야 했습니다.

고의 중지 의혹은 유엔 내부 직원들이 총회 전 에스컬레이터를 끄는 데 대한 농담을 나눴다는 내용이 지난 21일 한 언론에 보도됐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제기됐습니다.

트럼프 정부의 지원 삭감으로 유엔이 자금 부족에 직면해 있다는 걸 알리기 위해 에스컬레이터를 꺼버리고 돈이 떨어져 가동할 수 없으니 걸어 올라가야 한다고 말하는 게 어떻겠냐는 취지의 '농담'이 오갔다는 내용입니다.

이런 내용이 알려지자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SNS에 유엔 관계자가 에스컬레이터를 고의로 멈췄다면 즉시 해고되고 조사를 받아야 한다고 적었습니다.

또 비밀경호국이 이 문제를 철저히 조사 중이라며 만약 유엔 직원들이 미국 대통령과 영부인을 의도적으로 넘어뜨리려 했다는 사실이 밝혀진다면, 반드시 책임을 추궁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유엔은 자체 조사를 통해 사고원인은 백악관 영상 촬영 담당자의 실수 때문이라는 해명을 내놨습니다.

유엔 측은 트럼프 대통령과 영부인의 도착 장면을 기록하기 위해 미국 측 촬영기사가 먼저 에스컬레이터에 올랐고, 그가 도착했을 무렵에 영부인이 에스컬레이터에 발을 내디뎠다며 바로 그 순간 에스컬레이터가 멈춰 섰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기계 중앙처리장치 기록 등을 조사한 결과 에스컬레이터 상단에서 안전장치가 작동하면서 멈춰 선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 안전장치는 사람이나 물체가 에스컬레이터에 실수로 끼어 빨려 들어가는 것을 막기 위해 설계된 것으로, 백악관 촬영 담당자가 의도치 않게 이를 작동시켰을 가능성이 있다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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