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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 전쟁 멈추라"…각국 정상, 유엔총회서 트럼프에 '쓴소리'

윤창현 기자

입력 : 2025.09.24 15:48|수정 : 2025.09.24 15:48


▲ 유엔총회 모습

세계 각국 정상들은 현지시간 23일 개막한 유엔총회 고위급 회기를 계기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향해 쓴소리를 쏟아냈습니다.

특히 가자지구 전쟁 종식을 위한 트럼프 대통령의 역할을 강조하거나 트럼프의 일방통행식 행보를 직간접적으로 꼬집는 지적들이 이어졌습니다.

유엔총회 차 미국을 방문 중인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이날 프랑스 BFM TV와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노벨 평화상을 받고 싶다면 가자지구 전쟁을 끝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마크롱 대통령은 가자지구 전쟁 수행을 위한 무기·장비를 공급하는 쪽은 미국이라며 "오늘의 (가자지구) 현실을 직시할 때 뭔가를 할 수 있는 사람이 한 명 있다. 바로 미국 대통령"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이날 유엔총회 연설을 통해 가자지구 전쟁을 이스라엘의 '집단학살 정책'으로 규정하며 "가자지구 휴전이 지체 없이 이뤄져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스라엘 정부는 '약속의 땅'에 집착하며 팽창주의 정책으로 역내 평화와 인류 공동의 성과를 위태롭게 하고 있다"며 "반유대주의를 부추기는 이런 광기 어린 상태가 종식돼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프라보워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연설에서 "가자지구에서 계속 벌어지는 비극을 무거운 마음으로 떠올린다"며 가자지구에 평화유지군 2만 명을 파견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습니다.

룰라 브라질 대통령은 최근 브라질에 대한 '내정 간섭' 논란의 중심에 선 트럼프 대통령을 사실상 정면 겨냥했습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과 가까운 보우소나루 브라질 전 대통령이 쿠데타 모의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받자 '마녀사냥'이라고 비난하며 브라질 제품에 50%의 수입 관세를 부과하고 해당 판결과 관련한 대법관을 상대로 광범위한 제재도 시행했습니다.

룰라 대통령은 이날 유엔총회 연설에서 "우리 권력기관과 경제에 대한 일방적이고 자의적인 조치를 정당화할 수 없다"며 "과거의 헤게모니를 그리워하는 극우 세력의 지원을 받는 사법부의 독립성에 대한 공격은 용납될 수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의 민주주의와 주권은 타협 대상이 아니며 양보할 수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구스타보 페트로 콜롬비아 대통령은 미국이 마약 단속을 명분으로 카리브해를 지나던 선박들을 격침한 사건과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을 수사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페트로 대통령은 연설에서 이 사건에 대한 "형사적 절차가 시작돼야 한다"며 조사 대상에 '격침 지시자'인 트럼프 대통령이 포함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베네수엘라에서 미국으로 유입되는 마약을 차단하겠다면서 카리브 해역에 미군 함정과 전투기를 배치했으며, 이달 들어 세 차례 '마약 운반선'을 격침했습니다.

페트로 대통령은 트럼프 행정부의 주장대로 이 배가 마약을 운반하고 있었다고 해도 "(탑승자들은) 마약 밀매업자가 아니라 단순히 다른 선택지가 없었던 라틴 아메리카의 가난한 젊은이들"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빈곤과 이민을 범죄화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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