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라훌 아난드 IMF 한국 미션단장이 2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2025년 IMF 연례협의 결과 브리핑을 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우리나라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소폭 상향 조정했습니다.
2차 추가경정예산의 효과를 반영한 겁니다.
실질 성장률이 2% 부근의 잠재성장률을 밑도는 저성장 국면에서 단기적으로 확장재정이 적절하다고 평가하면서도, 중장기적으로 '고령화 충격'에 대응한 재정건전화 노력을 함께 주문했습니다.
24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IMF 한국미션단은 11일부터 2주간 진행한 연례협의 결과, 우리나라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0.8%에서 0.9%로 0.1% 포인트 높였습니다.
미션단은 발표문에서 "완화된 재정·통화 정책에 힘입어 국내 수요가 점진적으로 회복되고, 견조한 대외 반도체 수요가 다른 수출의 감소를 상쇄하면서 올해 성장률은 0.9%를 기록할 것"이라며 "내년에는 불확실성 완화, 완화적 정책의 효과 본격화, 기저효과 등으로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1.8%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정부와 한국은행의 공식 전망치(0.9%)와 동일한 수준으로 눈높이를 소폭 조정한 겁니다.
내년 성장률은 지난 7월 전망치 1.8%를 그대로 유지했습니다.
이번 수치는 연례협의단의 견해로, 다음 달 IMF 공식 경제전망에도 반영될 것으로 보입니다.
IMF는 매년 4월과 10월에 전체 회원국의 경제전망을, 1월과 7월에는 주요 30개국을 상대로 수정전망을 발표합니다.
라훌 아난드(Rahul Anand) 미션단장은 별도의 기자회견에서 "지난 7월 경제전망 이후에 나온 2차 추경을 반영해 올해 성장전망치를 다른 기관과 유사한 수준으로 소폭 높인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올해의 갑절로 높아지면서도 여전히 2%에도 못 미치는 내년 성장세에 대해서는 "컵의 물이 절반이 찼다고 보느냐, 여전히 절반이 비었다고 보느냐의 문제"라며 "성장률 자체는 잠재성장률에 수렴해 가는 수준"이라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면서 "2% 성장률까지 가는 과정에서는 지금의 통화·재정정책이 적절하지만, 3% 성장률까지 가려면 구조개혁이 단행돼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아난드 단장은 "전망 불확실성이 높고 위험은 하방 리스크가 더 높다"고도 진단했습니다.
글로벌 무역의 불확실성이 높고, 세계 각지의 지정학적 리스크 탓에 주요 교역상대국의 성장세가 빨리 위축되면서 한국의 성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단기적인 확장재정과 중장기적인 구조개혁·재정개혁의 필요성을 동시에 강조한 것도 주목됩니다.
아난드 단장은 "성장률이 잠재성장률을 밑도는 상황에서 한국 정부가 취하는 재정정책 기조는 적절하다"면서도 "한국은 고령화 사회이기에 앞으로 굉장히 많은 지출 요구가 있는 만큼 재정개혁도 수반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구체적으로 연금제도 개편, 재정수입 조성, 지출효율성 향상 등을 거론했습니다.
아난드 "중기 재정 프레임워크를 개선해 신뢰가능한 중기적인 재정 앵커(anchor·목표치)를 도입하는 것이 장기적인 재정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도 덧붙였습니다.
재정준칙(rules) 대신 재정 앵커라는 표현을 사용한 데는 "여러 지출 요구가 있기에 실질적으로 국가부채가 지속가능하지 않은 수준으로 높아지지 않게 장기적인 목표치가 필요하다는 것"이라며 "어떤 특정 범주를 권고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확대 해석엔 선을 그었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