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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 강경파 '조희대 때리기'에 지도부 가세…탄핵론 군불 때기도

유영규 기자

입력 : 2025.09.24 11:50|수정 : 2025.09.24 11:50


▲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운데)가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오늘(24일) 조희대 대법원장을 향한 압박 공세의 고삐를 더욱 조였습니다.

정청래 대표 등 당 지도부가 오늘 일제히 강경파 의원들이 주도해 의결한 조 대법원장 청문회(30일)와 조 대법원장 사퇴 촉구에 힘을 실으면서입니다.

법사위의 청문회 의결 과정에서 지도부와 사전 협의는 없었다는 것을 두고 당내 엇박자라는 지적이 커지자, 지도부가 법사위의 결정은 전반적 공감대에 따라 이뤄진 '이심전심'이었다며 압박에 가세하는 모습입니다.

조 대법원장이 청문회에 불출석하면 민주당은 이를 계기 삼아 사퇴 촉구의 목소리를 높이며 탄핵 카드까지 공론화할 것으로 보입니다.

정 대표는 오늘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당 지도부와 법사위 간 이견과 갈등이 있는 것처럼 보도가 되는데 사실이 아니다. 언론이 이간질 갈라 치기 하는데 꿈 깨길 바란다"며 "추미애 법사위원장을 비롯한 법사위원들은 (청문회를) 열심히 해달라"고 밝혔습니다.

정 대표는 특히 "우리 국민은 헌법 유린, 삼권분립 훼손, 부정비리 국정농단, 내란 사태 등 불의한 대통령들을 다 쫓아냈다. 대법원장이 뭐라고 이렇게 호들갑인가"라고 강조하며 조 대법원장 탄핵 가능성도 시사했습니다.

그러면서 "조희대 청문회는 누구나 다 의심하듯이 대선을 코앞에 두고 대선 후보를 바꿔치기할 수 있다는 오만과 자만이 부른 자업자득"이라며 "조 대법원장 등 청문회 증인들이 국회에 출석해 입법부 권한 행사에 협조하는 것이 삼권분립 정신을 실천하는 일"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김병주 최고위원은 최근 대법원 국제행사에서 조 대법원장이 공정한 사법을 강조하며 '세종 법치'를 거론한 데 대해 "세종대왕께서 무덤에서 일어나셔서 치도곤을 내리칠 막말", "법 좀 안다고 법을 앞세운 전형적 법꾸라지 궤변"이라고 비난한 뒤 "민주당은 조희대를 반드시 사퇴시키고 사법개혁을 확실히 완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라디오에서도 "당 지도부든 원내지도부든 조 대법원장의 대선 개입 의혹을 확인·조사·수사해야 한다는 전체적 공감대를 갖고 있다"며 "법사위가 그날 (청문회 의결을) 자체로 했는데 전체적으로는 큰 문제가 없다. 지도부도 잘했다는 생각"이라고 언급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들이 2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4년 전 국민의힘 의원들이 당시 김명수 대법원장 사퇴를 촉구하며 대법원 앞에서 벌인 시위 장면을 지켜보고 있다.
이처럼 총대를 메고 나선 법사위 강경파 의원들을 지도부가 지원사격 하는 데에는 당의 단일 대오를 강화해 자칫 흔들릴 수 있는 사법개혁 추진의 동력을 다시금 공고히 하겠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분석됩니다.

또한 조 대법원장이 청문회에 불출석하면 이후 국정조사나 탄핵 등 '다음 카드'를 꺼낼 수 있다는 사전 정지 작업 성격도 보입니다.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최고위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공정하고 신속한 내란 재판'이라는 국민적 요구에 사법부가 응답해야 하지만 국민 눈높이에 맞는 반응을 하지 않고 있다"며 "국민 불안이 커지므로 민주당이 압박의 종류와 수위를 여러 가지로 선택해 펼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청문회 이후 선택할 수 있는 카드로 국정조사, 탄핵 등 모든 것을 예상해 볼 수 있으나 당이 공식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면서도 "그러나 사법부의 반응에 따라 압박 종류와 수위가 달라질 수밖에 없다"고 밝혔습니다.

당내에서 조 대법원장 사퇴·탄핵 강경론과 역풍을 우려하는 신중론이 공존하는 가운데 30일 청문회를 계기로 공세 수위는 다시 정해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법사위원장인 추미애 의원은 오늘 페이스북을 통해 "내란 실패 후 윤석열이 제거 목표로 세운 이재명을 사법적으로 제거하려고 벌인 '조희대의 9일 작전'이 밝혀져야 한다"며 "삼권분립을 배반하고 정치로 걸어 나온 것은 조 대법원장이다. 대의 기관 국회에 출석할 의무가 있다"고 거듭 밝혔습니다.

법사위원인 중진 박지원 의원은 SBS 라디오에서 '조 대법원장이 청문회에 불출석하면 고발하고, 법 위반 사유로 탄핵하는가'라는 질문에 "그것은 두고 보자"며 "(불출석하면) 거기에 따라 어떻게 할 것인가는 논의해 봐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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