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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난화로 인한 폭염, 대기보다 하천서 더 빠르게 증가"

유영규 기자

입력 : 2025.09.23 05:31|수정 : 2025.09.23 05:31


▲ 미국 펜실베이니아주립대(Penn State) 연구팀은 강의 수온이 상승하는 하천 폭염의 빈도와 강도, 지속시간이 대기 폭염보다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며 이는 수생 생물과 인간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밝혔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폭염의 강도와 빈도가 크게 증가하는 가운데, 하천 수온이 높아지는 하천 폭염 발생이 대기 폭염보다 훨씬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미국 펜실베이니아주립대(Penn State) 리 리 교수팀은 그제(23일) 미국립과학원회보(PNAS)에서 1980~2022년 미국 내 하천 1천471개 지점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하천 폭염 증가 속도가 대기 폭염 증가 속도보다 훨씬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습니다.

리 교수는 "이 결과는 하천 폭염이 대기 폭염보다 더 빠르게 증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첫 연구"라며 "분석 결과 하천의 폭염 빈도, 지속시간, 강도 증가 속도가 대기 폭염의 2~4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습니다.

연구팀은 대기 폭염은 온실가스 배출 등으로 빈번해지고 사람들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에 언론의 주목을 받지만, 하천 폭염은 강이 대체로 시원한 피난처로 인식되기 때문에 그동안 상대적으로 간과돼 왔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수온 센서와 위성 모니터링이 늘었지만, 전 세계 강의 약 4분의 3은 위성 관측에서 벗어나 있고 데이터가 대부분 단편적이어서 하천 폭염 분석에 어려움이 있었다고 덧붙였습니다.

연구팀은 이 연구에서 심층학습 기법(Long Short-Term Memory 모델)을 이용해 1980~2022년 미국 내 하천 1천471개 지점의 일관되고 연속적인 일일 수온(WT)을 재구성해 하천 폭염 발생을 분석했습니다.

하천 폭염은 수온이 계절별 상위 10% 이상을 최소 5일 연속 초과할 때로, 대기 폭염은 기온이 같은 기준을 3일 이상 초과할 때로 정해 발생 빈도, 지속시간, 강도, 누적 강도 등을 계산했습니다.

그 결과 하천 폭염 발생 빈도는 연 2.3회로 대기 폭염(4.6회)의 절반 수준, 폭염 강도는 3분의 1 수준(2.6℃ 대 7.7℃)이고, 지속시간은 거의 두 배(7.2일 대 4.0일)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1980년 이후 폭염 증가 속도는 하천이 대기보다 2~4배 빠른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2022년 하천 폭염은 1980년보다 빈도가 연 1.8회, 강도가 0.42℃, 지속기간이 3.4일 증가했으며, 수생 생태계의 열 스트레스 일수도 7~15일이 더 많아졌습니다.

논문 제1 저자인 카얄비즈히 사다야판 박사는 "하천 폭염 가속화 추세는 전 세계적으로 일어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며 이는 강의 극심한 고온과 수량 감소 위험을 동시에 높여 어류 등 수생 생물의 대규모 폐사를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연구팀은 이런 하천 폭염 증가의 주요인으로 온난화로 줄어드는 적설량 등 기후변화를 지목하고, 댐과 농업 같은 인간 활동도 강이 어디에서, 어떻게 취약해지는지를 결정하는 데 이차적인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이 결과는 하천 폭염 증가를 모니터링하고 완화 대책을 마련해야 할 필요성을 보여준다며 이 연구가 취약한 강 생태계와 그에 의존하는 사람들을 폭염으로부터 보호하는 데 필요한 정책과 인센티브로 이어지기를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사진=Penn State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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