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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처로드] 정경화 "연주자의 길, 죽을 때까지 매달려야"

곽상은 기자

입력 : 2025.09.22 19:34|수정 : 2025.09.22 1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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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8년 흑백 뉴스에 등장한 당찬 눈빛의 바이올린 켜는 소녀.

약 10년 뒤 레번트리트 콩쿠르에서 우승하며 세계 클래식 음악계에 스타 탄생을 알린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입니다.

[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 양의 귀국 연주회가...]

이후 반세기 넘게 '바이올린 여제'로 불리며 20세기를 대표하는 바이올리니스트 중 한 명으로 꼽히던 그가 8년 만의 뉴욕 카네기홀 공연을 앞두고 SBS와 만났습니다.

이번엔 피아니스트 케빈 케너와의 듀오 무대입니다.

15년 가까이 무대에서 호흡을 맞춰온 케너를 정 씨는 '영혼의 동반자'라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정경화 / 바이올리니스트 : 나는 아주 직감적이고, 케빈은 머릿속이 차 있는 게 대단해요. 그래서 해석을 공유하면 굉장히 흥미로운 음악이 나옵니다.]

세계 무대에 데뷔한 지 반세기가 훌쩍 지났지만, 좋은 연주자가 되는 길은 여전히 어렵다고 말합니다.

그래서 거장으로 불리는 지금도 여전히 연습에 매달립니다.

[정경화 / 바이올리니스트 : 지나면 지날수록 너무 힘들어요. 옛날에는 '하면 잘 된다' (생각했는데) 어림도 없습니다. 죽을 때까지 거기에 매달려야 해요.]

부상으로 연주를 어야 했던 시간도 길었고 나이가 들며 체력의 한계를 느끼기도 하지만, 무대가 주는 설렘과 환희가 여전히 그를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힘입니다.

[정경화 / 바이올리니스트 : 나는 그 줄을 한 번도 6살 때부터 놓친 적이 없어요, 이렇게 방황을 안 했어요. (연주의) 깊이와 아름다움을 절실히 느꼈기 때문에 그건 내 몸에서 사라질 수가 없어요.]

젊었을 땐 미처 느끼지 못했던 행복과 자유도 느낀다고 말합니다.

나이가 들수록 음악 그 자체 외엔 원하는 게 없어졌습니다.

[정경화 / 바이올리니스트 : 내가 원하는 것은 그렇게 많지가 않아요. 그 음악에서 표현하고 싶은 걸 정말 완벽하게 정말 퓨어하게 표현할 수 있냐. 6살 때부터 그걸 하길 원했던 사람인데 내가 지금 77살인제 아직 갈 길은 있어요.]

77살의 거장은 세계 무대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젊은 연주자들을 향한 음원도 잊지 않았습니다.

[정경화 / 바이올리니스트 : (젊은 연주자들의 실력이) 옛날에 비해선 레벨이 하늘까지 올라갔는데요, 인내를 갖고 독특한 자신을 끌고 가면, 한국을 쫓아갈 나라가 없습니다. 제가 항상 기도하겠습니다.]

(취재: 곽상은, 영상취재: 한일상, 영상편집: 윤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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