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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당 1억 4천만 원 내라"…높아진 압박 수위 '비상'

김민표 기자

입력 : 2025.09.20 20:24|수정 : 2025.09.20 2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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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런 가운데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의 '전문직 비자' 발급 수수료를 1억 4천만 원으로 올리기로 했습니다. 지금보다 무려 100배 높은 금액입니다.

일종의 비자 장벽을 쌓아서 기업들이 미국인을 더 많이 고용하도록 하겠다는 건데, 자세한 내용은 김민표 기자가 전합니다.

<기자>

트럼프 대통령이 전문직 비자로 불리는 H-1B 비자의 발급 수수료를 인상하는 문서에 서명했습니다.

한 명당 10만 달러, 약 1억 4천만 원을 내라는 건데, 수수료가 지금보다 100배 올라가는 겁니다.

기업에 비용 부담을 줘 미국인을 더 채용하도록 하는 압박입니다.

[도널드 트럼프/미 대통령 : 수수료 10만 달러를 내고 싶어하진 않겠죠. 그럼 어떻게 하느냐? 미국인을 고용하는 겁니다.]

게다가 한 번이 아니라 매년 비자를 갱신할 때마다 같은 금액의 수수료를 내도록 했습니다.

[하워드 러트닉/미 상무장관 : 기업은 해당 인력이 연간 10만 달러씩 수수료 낼 만큼 가치가 있는지 결정해야 할 것입니다.]

H-1B 비자는 주로 미국의 과학이나 기술 분야 기업에 취업한 전문직 외국인들이 발급받습니다.

발급 건수가 연간 8만 5천 건으로 정해져 있는데, 인도와 중국 국적이 압도적으로 많고 우리나라는 1% 정도입니다.

미국 기업들은 비상이 걸렸습니다.

H-1B 비자를 보유한 직원들에게 미국 체류를 권고하고 외국에 나가 있을 경우 새 규정 발효 시점인 21일 0시 이전에 귀국하라고 긴급 안내하고 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새로운 영주권 프로그램도 도입했습니다.

개인이 100만 달러, 약 14억 원을 내거나 후원 기업이 200만 달러를 내면 영주권을 주는 이른바 골드카드 프로그램입니다.

[도널드 트럼프/미 대통령 : 수십억 달러가 걷힐 것이고 그 돈은 세금 감면과 부채 상환, 그리고 다른 좋은 일들에 쓰이게 될 것입니다.]

외국인 취업 장벽은 높이고, 부자나 거액 투자자에게는 별도의 문을 열어주는 트럼프식 이민 정책이 또 한 번 명확히 드러난 셈입니다.

이번 조치로 한미 비자 협정에서 전문직 비자의 할당량을 확보하려던 우리 정부 전략에도 차질이 우려됩니다.

(영상편집 : 김종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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