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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에서 서울로 향하는 영종대교 아래.
여덟 동의 빌라가 보입니다.
건물의 문을 열자 오래된 먼지 냄새가 코를 찌릅니다.
다리 아래 외딴 곳에 위치하고 있는 건물, 사람들 사이에서는 '유령 빌라'로 불리지만 이곳에는 유령과 거리가 먼 사람들이 분명히 살고 있습니다.
[선생님 지금 여기서 거주하고 계세요?]
['유령 빌라' 거주자 : 아 여기 산 지 오래됐죠 벌써… 여기 사람들 많이 살아요 또 세입자들도 사는 사람들도 한 두세대가 더 있고.]
영종대교 건설이 한창이던 1999년.
이곳은 갯벌 매립지 인근의 텅 빈 땅이었습니다.
언제 빌라가 지어졌나 항공 사진을 통해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 보니, 2010년쯤으로 확인됐습니다.
현재 이 빌라에 사는 가구수는 약 10세대.
빌라 곳곳에 거주하고 있는 주민들은 사연도 제각각입니다.
[빌라주민 A씨 : 지금 9년째 살고 있어요 싼 값에 나와 있었다고 해서 내가 경매를 받아서 한 8천만 원 돈에.]
[빌라주민 B씨 : (미수) 대금으로 공사 대금으로 해서 이 집을 받았죠 그 당시에 분양을 3억씩에 했었어요.]
기반 시설이 거의 없는 상태에서 분양을 받은 빌라 주민들은 당시 우물을 연결해 물을 쓰고 발전기를 돌려 전기를 사용해왔던 겁니다.
[진장익/중앙대학교 도시계획부동산학과 교수 : 이렇게 허허벌판 갯벌에 빌라촌을 짓는 사례는 굉장히 드뭅니다 아마 흔한 일은 아니고요 완전히 기반시설이 정확하게 갖춰지지 않아도 법적으로는 아마 문제가 없었을 거예요 그 당시에는 다른 계획들이 다 무산되고 지금 빌라만 남아 있는 이런 상태가 된 것 같습니다.]
오가기도 불편하고 편의 시설도 없어 '유령 빌라'로 불려왔지만 주민들은 대대적인 주변 개발보다 조금이라도 더 안전한 환경이 갖춰지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뭐 유령빌라다 사람이 살 곳이 못 된다 이런 말씀들 하시는데 유령빌라가 아니고 사람이 사는 곳이기 때문에 오해 안 하시고 잘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취재: 권혁정, 구성: 노은정(인턴), 영상편집: 김나온, 디자인: 이수민, 제작: 모닝와이드 3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