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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직원들 머리띠 두르고 거리로…"자리 나눠 먹기" 비판

유영규 기자

입력 : 2025.09.18 14:03|수정 : 2025.09.18 14:03


▲ 18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의사당역 앞에서 열린 금융감독원 금융소비자보호원 분리 및 금융감독원 공공기관 지정 반대 집회에서 금감원 노동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금융감독원 직원들이 오늘(18일) 서울 여의도에서 집회를 하고 금융감독체계 개편에 반대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이들은 "정부 조직개편 방안에 따른 입법 대응 태스크포스(TF)의 법안 검토 기간이 이틀 정도에 불과해 졸속 입법"이라며 TF 운영 중단도 촉구했습니다.

금감원 직원들은 오늘 점심시간에 국회와 산업은행 사이에서 집회를 했습니다.

이들이 국회로 향한 것은 지난 2008년 당시 금융감독기구 개정 반대 집회 이후 17년 만입니다.

오늘 산은 앞 차도는 검은색 웃옷을 입고 머리에 빨간 띠를 두른 직원들로 가득 찼습니다.

주최 측 추산 1천100여 명이 참석했으며, 정무위원회 소속 강민국·김재섭 의원도 함께 했습니다.

이들은 '금융소비자원 분리 결사반대' '금감원 독립성 보장하라' 등이 적힌 손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쳤습니다.

금감원 비상대책위원회는 오늘 발표한 성명서에서 "금융정책과 금융감독의 분리, 금융소비자 보호 강화는 그럴싸한 구호이자 껍데기"라며 "실상은 기관장 자리 나눠먹기를 위한 금감원 해체이며 공공기관 지정이라는 목줄을 채워 금융감독을 금융정책에 더 예속시키려는 획책"이라고 비판했습니다.

금소원 분리에는 "건전성 감독, 영업행위 감독 및 금융소비자 보호를 인위적으로 분절해 금융소비자 보호는 오히려 약화한다"고 했습니다.

금감원 공공기관 지정을 두고는 "금융소비자를 보호하고 금융회사의 건전성을 확보해야 할 금융감독은 재정경제부의 경기활성화, 금융산업 육성을 위한 부속품으로 전락하게 된다"며 외환위기 전 실패한 체계로 퇴보하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비대위는 이재명 대통령을 향해서는 금감원 직원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또 공청회 등 공론화 과정을 비롯해 국회에 금감원장 인사청문 대상 추가, 금감원의 금융소비자보호 업무성과 평과 등을 요구했습니다.

경제 관료를 향한 날 선 비판도 이어졌습니다.

자유발언에 나선 한 직원은 "책임지지 않는 '모피아'(경제 관료 집단)가 금융을, 금융감독을, 금융감독원을 모두 관리하는 것이 이번 정부조직 개편"이라며 "우리는 자신의 영달을 위해 서민의 금융안전망은 얼마든지 외면할 수 있는 모피아에게 금융정책과 금융감독을 맡기고 도망칠 생각이 없다"고 했습니다.

비대위는 전날에는 성명서를 내고 금감원 내 조직개편 입법대응 TF 중단을 촉구했습니다.

담당 부서 앞에서 시위도 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들은 "금융감독체계 개편을 위해서는 금감위 설치법, 은행법 등 고쳐야 할 법안만 50여 개, 고쳐야 할 조문은 9천 개 이상이라고 알려져 있는데 이를 이틀이라는 짧은 시간 내에 검토한다는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금융소비자 보호 강화라는 명분을 내세우며 금융감독체계 개편을 추진하고 있지만 실상은 금융개악을 위한 졸속 입법임을 자인하는 셈"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임원과 부서장에게는 TF 운영을 중단하고, 직원들에게 관련 업무지시도 하지 말라고 경고했습니다.

이들은 "금소원 신설은 금융소비자 보호 기능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개악으로서 금감원 전체 직원의 의사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라며 "TF를 계속 운영한다면 허울뿐인 금융감독체계 개편에 동조하고 금융소비자 보호를 적극 포기하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에 대해 금감원 관계자는 "개별법에서 금감원장과 금소원장을 나누는 작업을 먼저 요청한 것"이라며 "모든 법을 이틀 만에 검토하겠다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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