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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백인 남성이 손 뒤로 수갑을 찬 채 법정에 들어옵니다.
부부싸움 중 부인에게 총을 쏴 숨지게 한 미국의 판사가 가석방 없는 징역 35년형을 선고받았습니다.
현지시간 지난 17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렌지카운티 법원은 2급 살인 혐의 등으로 유죄 평결을 받은 제프리 퍼거슨(74) 전 판사에게 이같이 선고했습니다.
퍼거슨의 최대 형량은 40년형이었지만, 그가 전과가 없고 피해자 가족들이 선처를 호소했다는 이유로 5년이 감형됐습니다.
[래리 로슨 / 제프 퍼거슨의 처남 : 저는 여전히 제 여동생의 죽음을 끔찍한 사고로 인식하고 있습니다. 그게 단순히 '총을 들어 쏜' 사건이라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습니다. 그게 자꾸 마음에 걸립니다.]
퍼거슨 씨의 아들도 아버지가 폭력적이라고 느낀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필립 퍼거슨 / 제프 퍼거슨의 아들 : 만약 제 마음속에 조금이라도 의심이 있었다면, 저는 아버지의 눈을 바라볼 수도, 그를 안을 수도, 아버지라고 부를 수도 없었을 겁니다.]
오렌지카운티 법원 판사였던 퍼거슨은 지난 2023년 자택에서 함께 TV를 시청하던 부인에게 권총을 발사했습니다.
재판에서 퍼거슨은 권총 발사가 사고였다고 주장했습니다.
발목에 소지하고 있던 권총을 꺼내 테이블 위에 내려놓으려다 손에서 미끄러졌고, 그 과정에서 총이 발사됐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퍼거슨이 사건 직후 법원 직원들에게 "나도 모르게 그랬다. 아내를 쐈고, 구금될 것이기 때문에 내일 법원에 못 나간다"는 문자를 보낸 것이 밝혀졌습니다.
그는 사건 당일 술을 마셨다는 사실이 확인됐고, 배심원단은 퍼거슨의 주장이 단순한 실수라기보다는 아내를 쏠 의도나 충동이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경찰은 또 퍼거슨의 집을 수색하는 과정에서 47정의 총기와 2만 6천 발 이상의 탄약을 발견하기도 했습니다.
사실상 '종신형'을 선고받은 제프 퍼거슨은 최후 진술을 하며 눈물을 흘렸습니다.
[제프 퍼거슨 / 유죄 판결된 피고인 : 저에게 셰릴은 2023년 8월 3일 하루만 죽은 게 아닙니다. 매일 아침 눈을 뜰 때마다, 셰릴은 또다시 제 안에서 죽습니다.]
하지만 유죄 판결을 이끈 토드 스피처 지방검사는 살인범을 단죄했다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토드 스피처/지방검사 : 퍼거슨 씨는 매일 아침 눈을 뜰 때마다 셰릴이 죽는다고 말했지만, 셰릴 퍼거슨은 단 한 번 죽었습니다. 그리고 그녀는 당신의 손에 의해 죽었습니다.]
(기획 : 윤성식 / 영상편집 : 김나온 / 제작 : 디지털뉴스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