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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경제] 원두가 심상치 않다…5%뿐인데 "이 핑계로 또?"

한지연 기자

입력 : 2025.09.18 09:11|수정 : 2025.09.18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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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목요일 친절한 경제, 한지연 기자가 나와 있습니다. 한 기자, 요새 커피 가격이 오를 조짐이 보인다면서요?

<기자>

원두 중에서도 주요 커피 전문점에서 사용하는 게 바로 아라비카 원두인데요.

아라비카 선물 가격이 2월 기록한 사상 최고치에 도달했습니다.

불과 8월 초까지만 해도 2.8달러대였던 가격이 한 달 만에 50% 가까이 오른 건데요.

왜 이렇게 급등하게 된 거냐, 현재 커피 공급이 상당히 불안합니다.

브라질이 세계에서 커피가 가장 많이 나는 나라인데요.

지금 전 세계가 이상기후 때문에 몸살을 앓고 있잖아요.

브라질 역시 날씨가 갈수록 불규칙해지고, 건조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커피 작황이 안 좋아졌고, 이에 따라서 아라비카 커피 재고가 지난해 4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그래서 커피 시장에서는 하나같이 브라질 기상예보를 쳐다보고 있지만, 커피 재배 지역 예상 강우량이 토양 수분을 회복하기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입니다.

또 미국의 무역 정책도 불확실성을 키웠습니다.

지난달부터 브라질산 원두에 50% 관세가 부과됐는데요.

이렇게 되면서 미국 원두 구매업체들이 선물 시장을 통한 게 아닌, 물량을 직접 구매를 하는 경우가 늘면서 거래소에는 재고가 줄면서 2023년 5월 이후 최저치로 떨어진 겁니다.

선물가격은 앞으로 커피 가격을 결정짓는 기준이 되잖아요.

그런데 지금까지는 남는 재고가 공급량 감소를 어느 정도로 받쳐줬지만,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커피값 불확실성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서 소비자들 부담도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커피값 올릴 때마다 소비자들 반발이 만만치가 않죠?

<기자>

소비자단체들은 사실상 아메리카노 한 잔 속의 원두값은 5%뿐이라며 원두값 인상은 핑계일 뿐이라고 얘기했습니다.

기간을 좀 늘려서 보면, 원두값은 지난 2년간 계속 올랐는데요.

이 영향으로 웬만한 커피 전문점들은 올해 들어서 잇따라 가격을 인상한 바 있습니다.

그래서 커피 외식물가만 딱 떼어놓고 봤더니, 지난달에만 1년 전보다 5.6%가 상승을 해서요.

전체 외식 물가를 끌어올리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소비자단체는 원두 가격 때문에 가격을 인상하는 건 정당화가 되지 않는다는 입장입니다.

실제 에스프레소 샷 한 잔에 사용되는 원두 10g 기준으로 원가는 111원인데요.

이걸 기준으로 스타벅스 톨 사이즈 아메리카노에 들어가는 원두 가격은 투 샷으로 222원이라는 계산이 나옵니다.

한잔이 4천700원이니까, 전체 가격의 4.7%에 불과합니다.

그럼 저가 커피 브랜드는 값이 싸니까 비중이 더 큰 거 아니냐, 그래서 계산을 해봤더니 기본 사이즈 아메리카노가 1천700원에서 1천800원 정도로 그래 봤자 원두 비중은 12~13% 정도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앵커>

그런데 요새 카페 프랜차이즈들 실적은 좋아지고 있다면서요?

<기자>

커피 가격을 인상한 커피 브랜드의 실적을 살펴봤더니,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많게는 50% 이상 오른 곳도 있었습니다.

방금 말한 곳이 메가커피인데요. 55.1% 증가했고요.

스타벅스와 투썸플레이스도 영업이익이 각각 전년 대비 37%, 25% 상승했습니다. 

컴포즈 커피도 최근 3년간 영업이익이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데요.

소비자단체는 이런 실적을 근거로 업계가 여전히 이익을 유지할 수 있는 구조를 확보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하지만 커피 전문점 업계는 단순히 원두값뿐만 아니라, 일회용품과 임대료, 인건비, 물류비 같은 여러 비용이 동시에 상승해 불가피하게 가격 조정을 할 수밖에 없고, 또 가격 인상은 가맹점들의 수익성을 지켜내기 위한 조치기도 하다는 입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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