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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측불가능한 풍경…혼란스러운 시대를 통찰

이주상 기자

입력 : 2025.09.17 12:37|수정 : 2025.09.17 1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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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현대미술가인 이불 작가는 행위예술부터, 설치, 조각 등으로 국제적인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강인한 여전사의 이미지를 넘어 혼란스러운 시대에 대한 작가의 통찰을 제시합니다.

이주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이불 : 1998년 이후 / 2026년 1월 4일까지 / 리움미술관]

전시장 입구에 길이 17미터의 거대한 비행선이 떠 있습니다.

1937년 힌덴부르크 참사로 사라진 비행선을 재현해 기술적 진보에 대한 열망과 좌절을 담아냅니다.

바닥에 깔린 거울 조각들과 벽면에서 비추는 260여 개 LED 전구들, 그리고 기계부품이나 기괴한 조형물들, 거대한 어둠의 공간 속에서 유토피아도 아니고 그렇다고 디스토피아도 아닌 심연 속으로 빠져들게 합니다.

[김성원/리움미술관 부관장 : 선형적인 시간이나 공간의 논리가 아닌, 서로 작품과 작품이 뒤엉키면서 다양한 관계를 맺어 나가는 그런 혼란스러운 풍경이 펼쳐지게 됩니다.]

고대 여신의 조각과 같은 순백의 이상적인 신체지만, 팔다리가 잘리고 머리도 없이 불완전한 채 매달려 있습니다.

인체와 기계가 섞인 모습으로 기술의 한계를 드러냅니다.

[곽준영/리움미술관 전시기획실장 : 이불 작가는 인간 신체와 사회, 인간과 기술, 자연과 문명, 그리고 그 관계들을 만들어 나가는 권력의 메커니즘에 대해서 끊임없이 관심을 가져오셨고.]

2018년 남북정상회담 이후 철거된 휴전선 감시 초소의 폐자재로 재구성한 타워 형태의 구조물입니다.

해체됐지만 여전한 초소 형태로, 이데올로기 갈등의 한계를 암시합니다.

[이불/작가 : 제가 일부러 의도하는 건 아니지만 제 작업에서 여전히 현재의 우리 모습을 계속해서 발견한다면, 지금이라고 느낀다면, 그래도 작업하는 보람이 있네, 그런 생각을 합니다.]

이번 전시는 1990년대 후반 이후 이불 작가의 주요 작업을 종합적으로 조망합니다.

조각과 설치, 회화 등 모두 150여 점이 전시되고 있습니다.

(영상편집 : 최혜란, VJ : 오세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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