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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도 워터프런트 개발구역 멸종위기종 흰발농게 6천 마리 더 발견

유영규 기자

입력 : 2025.09.17 07:28|수정 : 2025.09.17 08:54


▲ 흰발농게

단 2번의 조사만으로 포획·이주 작업이 추진돼 졸속 행정 논란이 불거진 인천 송도국제도시 워터프런트 사업지에서 멸종위기종 흰발농게 6천 마리가 추가로 발견됐습니다.

오늘(17일) 인천경제자유구역청에 따르면 지난 3∼9일 송도 워터프런트 1-2단계 사업지인 아암유수지 일대 5개 지점에서 포획 작업을 실시한 결과 흰발농게 6천73마리가 붙잡혔습니다.

이는 인천경제청이 지난 4월 워터프런트 사업지 내 흰발농게 현황 조사에서 추산한 개체 수를 크게 웃도는 수치입니다.

2차례 조사에서 산출된 개체 수는 각각 800마 리와 1천100마리였습니다.

인천경제청은 당초 송도의 유수지와 수로를 하나로 연결하는 워터프런트 사업에 차질이 빚어지지 않도록 최대 개체 수인 1천100마리 수준의 흰발농게를 포획해 이주할 방침이었습니다.

그러나 인천 환경단체를 중심으로 "흰발농게 서식 실태조사가 부실하고 이주 작업이 졸속 추진되고 있다"는 반발이 잇따르자 기존 계획을 보류했습니다.

인천녹색연합은 당시 "단 2차례 조사로 이주 계획을 수립하고 한 달 만에 포획해 강제로 이주한다는 것은 흰발농게 학살 계획이나 다름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인천경제청은 면밀한 조사를 통해 서식지 보전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환경단체 측 주장을 받아들여 지난 6월 3차 조사를 실시했습니다.

3차 조사 결과 흰발농게 번식기(6∼8월)를 맞아 총 1만 6천여 마리가 서식하는 것으로 추산되면서 1·2차 조사 때보다 예상 개체 수가 크게 늘었습니다.

인천경제청은 3차례 조사를 토대로 최근 흰발농게 6천73마리를 포획해 비슷한 서식 환경을 갖춘 남동구 고잔 갯벌에 풀어줬으며 적응 상황을 계속 모니터링하기로 했습니다.

인천경제청은 다음 달 중으로 포획·이주 작업을 한 번 더 진행한 뒤 한강유역청에 결과를 보고할 방침입니다.

흰발농게는 우리나라 서해안과 남해안 갯벌에 드물게 서식하며 수컷의 경우 한쪽 집게다리가 유난히 크고 하얀 게 특징입니다.

갯벌 매립을 비롯한 각종 연안 개발로 서식지를 잃고 개체 수가 급감하면서 멸종 위기에 놓였습니다.

워터프런트 1-2단계 사업은 총사업비 2천522억 원을 들여 아암유수지와 송도 6공구 인공호수를 연결하는 북측 수로 등을 건설하는 게 핵심입니다.

인천경제청 관계자는 "환경단체 의견을 수렴해 3차에 걸쳐 현황 조사를 실시했다"며 "남은 포획·이주 작업을 차질 없이 진행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사진=인천환경운동연합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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