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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막뉴스] 결승선 앞두고 뒤로 달린 이유는…"이게 진짜 스포츠지!" 뭉클

이세영 에디터

입력 : 2025.09.15 16:27|수정 : 2025.09.15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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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도쿄 세계육상 선수권 3천 미터 장애물 예선 경기.

한 선수가 결승선을 앞두고 뒤를 흘끗 보더니 갑자기 뒤로 돌아갑니다.

그리고 다리를 절룩거리던 뒷 선수의 어깨를 부축하고 사이좋게 결승선을 통과합니다.

벨기에의 팀 판 데 벨데(25)가 부상 당한 콜롬비아의 카를로스 산 마르틴(31)을 도운 겁니다.

경기 초반 벨데는 선두권을 달렸지만, 세 번째 허들을 넘으면서 장애물과 충돌해 물웅덩이에 넘어졌고, 마르틴 역시 허들에 걸려 오른발을 다치며 쓰러졌습니다.

벨데는 경기 후 "비틀거리는 마르틴을 보고 '안될 거 있어?'" 라고 생각했다며, "우리 둘 다 운이 좋지 않았고, 그 불운을 함께 나눌 수 있을 것 같았다"고 소감을 전했습니다.

서로의 어깨를 감싸 안은 두 선수는 결승선을 함께 통과했고, 두 선수의 스포츠맨십에 관중석에서는 뜨거운 박수가 쏟아졌습니다.

마르틴이 10위 (9분02초20) 벨데가 11위 (9분02초21)

벨데가 마르틴을 먼저 통과시켜 두 선수의 기록은 0.01초 차이로 나타났습니다.

다리를 다친 마르틴은 결국 휠체어를 타고 트랙을 떠났습니다.

벨데는 지난해 로마 유럽선수권에서도 경기 중 넘어져 쇄골이 골절되는 부상을 당한 경험이 있습니다.

그는 "트랙에서 무력한 기분이 어떤 건지 잘 안다."며 어깨를 내어준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두 선수의 모습을 담은 영상 댓글에는 박수 갈채가 쏟아졌고, "이게 바로 스포츠, 아름답다" "지금 세상에 필요한 것" 등 따뜻한 반응이 이어졌습니다.

(기획 : 이세영, 영상편집 : 고수연, 제작 : 디지털뉴스편집부, 출처 : AP, AFP, 인스타그램 worldathletics, tim.vandevelde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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