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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재권/한양대 로봇공학과 교수·에이로봇 CTO : (교수님 로봇 개발에 가장 큰 걸림돌이 어떤 건가요?) (로봇이) 인간의 수십만 가지 일을 못하고 있는 이유는 아직까지 그렇게 많은 데이터가 모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노란색 로봇 팔이 외부 소음과 이물질을 막는 고무 패킹을 집어 자동차 문 프레임에 꾹꾹 눌러 부착하고 센서로 빈틈이 없는지 확인합니다.
현재 개발 중인 차세대 조립 로봇으로, 사전에 학습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각도와 가속도 센서를 실시간으로 보정합니다.
[정동하/현대차 SI 기술개발1팀 책임매니저 : 일정한 가압력으로 누르는 게 중요한데 그런 부분을 자동화를 (합니다.)]
1톤 무게까지 짐을 실을 수 있는 물류 로봇도 주변 지도를 미리 그린 뒤 스스로 움직입니다.
물류 로봇이 이동하는데 장애물은 잘 피하는지, 동선은 적절한지 판단하기 위해서는 사전 학습 과정, 즉 시뮬레이션이 필요합니다.
로봇이 현실 세계에서 직접 돌아다니는 것보다는 가상 환경 속에서 수만 번, 수십만 번의 시행착오를 겪는 게 낫다는 겁니다.
1mm의 오차도 큰 불량으로 이어지는 제조업 로봇은 오히려 작동 오류나 불량 같은 비정상 데이터를 더 많이 학습해야 합니다.
하지만 오작동 데이터는 정상 작동 데이터보다 현저히 적기 때문에, 어떻게 쓸만한 가상 학습 데이터를 많이 만들어 내느냐가 중요합니다.
[민정국/현대차·기아 제조 SW 개발실 상무 : 가상 혹은 이미지를 합성을 통해서 일어나지 않았던 상황, 그다음에 발생할 수 있는 불량, 이런 레어한 (흔치 않은) 이벤트들을 생성을 해서 학습을 시키는 겁니다.]
특히 자율성이 강화된 산업 로봇이나 휴머노이드가 공장과 일상에 등장하기 위해서는 예상하지 못한 상황에 대한 대비가 더 중요해집니다.
그래서 빅테크들이 꺼내 든 카드가 바로 물리법칙이 적용된 가상 공간을 생성하는 월드 모델입니다.
지난달 구글 딥마인드가 발표한 '월드모델' 지니3, 생명체가 없는 화산 지대를 헤쳐나간다고 입력하면 조건에 맞는 가상 공간을 만들어 냅니다.
빛과 물, 중력과 속도를 구현한 지니3의 개발 이유를, 딥마인드 CEO 데미스 허사비스는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데미스 허사비스/구글 딥마인드 CEO : 우리는 '월드 모델'이라고 부르는 것을 만들고자 합니다. 그것은 실제로 세상의 물리 법칙을 이해하는 모델입니다. 그게 바로 로봇 기술이 발전하지 못하는 이유예요. 로봇은 이런 '월드 모델'이 필요하거든요.]
엔비디아도 올해 1월 월드파운데이션모델 '코스모스'를 발표했고 최근 출시한 로봇 학습 플랫폼에 아이작 그루트 드림즈, '꿈'이라는 단어를 넣었습니다.
로봇과 연결된 조작기를 움직여 음료수를 옮기는 기초 시연 데이터를 수집한 뒤, 음료수 정렬, 버리기 등 응용 가능한 다양한 상황을 생성형 AI로 마치 꿈처럼 영상으로 만들어 학습에 도움이 될 적합한 꿈을 취사선택한다는 것입니다.
[한재권/한양대 로봇공학과 교수·에이로봇 CTO : 내가 생활하면서 얻은 데이터를 합성시키고 자신만의 세계관을 만드는 데 정말 좋은 도구가 꿈이거든요. 마찰도 있고요. 중력도 있고요. 관성도 있어요. 시뮬레이터에서 만든 그러한 데이터들이 실제 환경에서도 굉장히 쓸 만할 정도의 (수준입니다.)]
주인공이 가상 공간에서 반복 대련을 통해 무술 실력을 기르는 내용의 영화 매트릭스처럼, 수많은 위기 상황을 가상 세계에서 학습한 자율 로봇이 등장할 날이 머지않았습니다.
(영상취재 : 배문산·제 일, 영상편집 : 김준희, 디자인 : 장예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