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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장어 못 먹는다? 멸종 위기종 되면 생기는 일

입력 : 2025.09.13 07:06|수정 : 2025.09.13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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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우리 대표 보양식인 뱀장어가 앞으로 더 귀해질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유럽연합이 국제거래 규제 대상인 '멸종위기종'으로 지정하자고 제안한 건데요, 장어 소비량이 많은 국가들에선 비상이라고 합니다.

<기자>

전 세계에 뱀장어 공급량 TOP2 국가는 중국, 일본으로 두 국가의 공급량 합이 전 세계 공급량의 약 80% 정도라고 합니다.

'장어'하면 떠오르는 나라는 일본. 일본은 장어 사랑으로 유명한데요.

1년 중 가장 더운 시기에 장어로 보양하는 장어의 날이 있고, 1인당 연간 장어 소비량은 세계 평균 대비 12배 더 많습니다.

뱀장어는 독특한 특징 때문에 완전 양식이 어렵다고 합니다.

뱀장어의 성어가 태평양에서 알을 낳으면 부화한 실뱀장어가 6개월 정도 거쳐 다시 강으로 돌아온 다음, 성어까지 자라는데요

[김형수/국립수산과학원 양식 연구과 연구사 : 자어가 이렇게 긴 거리를 움직이는 동안에 이동하는 방법이나 먹이 섭식하는 또 성장 등의 복잡한 생태적 특징이 아직까지 잘 알려지지 않아 있습니다. 그래서 인위적인 양식 조건에서 안정적으로 키우는 것이 어려운 것이 사실이고요.]

지금 우리가 먹는 뱀장어는 어린 장어인 실뱀장어를 채집 및 수입하는 '불완전 양식'으로 길러지는데요. 그렇다면 완전 양식은 불가능한 기술인가 싶은데 어린 장어의 인공 부화까지 성공한 완전 양식 기술이 개발되어 있다고는 합니다.

[김형수/국립수산과학원 양식 연구과 연구사 : 수과원에서는 2016년에 세계에서 두 번째로 실뱀장어 생산에는 성공했습니다. 아직까지 산업화 규모의 안정적인 생산에는 이르지 못하고 있는 상태고요.]

이 기술이 사용화되기 위해서는 경제적인 부분이 해결되어야 하는데 아직 이 부분이 해결되지 않은 상황 완전 양식이 상용화되지 않은 이상, 계속해서 어린 장어를 잡거나, 수입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 문제는 일본의 실뱀장어는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는 것!

그런데 이는 일본만의 문제는 아니었습니다. 한국의 장어 소비량도 대단합니다.

한국도 양식을 위한 실뱀장어의 약 80% 정도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 이런 상황에 뱀장어가 국제거래규제 대상이 되면 어떻게 되는 걸까요?

[김근효/고려대 국제대학원 연구 교수 : 국제 거래는 지금보다 훨씬 엄격한 관리 절차를 거쳐야 하겠죠 과학적 근거로 자원에 해를 주지 않는다는 판단과 적법하게 포획 또는 채취되었음을 증명해야 할 것입니다.]

뱀장어 수요가 크게 줄지 않는 반면, 국제 거래량 감소로 공급이 줄어들면 소비자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는 거죠

세계는 뱀장어 국제 거래 규제에 어떻게 대응하고 있을까요?

[김형수/국립수산과학원 양식 연구과 연구사 : 뱀장어가 CITES 부속서 2에 등재되지 않기 위한 노력을 정부에서도 충분히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어서 2014년부터 중,일,대만과 함께 동북아 국가 뱀장어 협의체를 구성하고 있습니다. 뱀장어 자원 보존과 관리를 위해서 국제적 협력 체계를 유지하고 있고 수과원에서도 인공 종자 생산 기술 개발을 위해서 사실 어렵긴 하지만 최대한 노력을 다 기울이고 있다.]

[김근효/고려대 국제대학원 연구 교수 : 결국 중요한 것은 장어를 지킬 것이냐 먹을 것이냐의 선택이 아니라 인류가 자원을 어떻게 소비하고 보존할지를 균형 있게 결정하는 것입니다. 국제사회가 협력의 지혜를 보여줄 수 있는 또다른 무대가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뱀장어가 국제 거래 규제에 포함될지 아닐지는 오는 11월에 결정됩니다. 결과가 어떻게 나올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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