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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농축 핵물질, 폭격 핵시설 잔해 아래에…접근성 평가 중"

윤창현 기자

입력 : 2025.09.12 14:10|수정 : 2025.09.12 14:10


▲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핵 시설 폭격으로 시설 내 있던 것으로 추정되던 농축 핵물질의 행방이 묘연한 가운데 이란 외무장관이 농축 핵물질은 핵 시설 잔해 더미 아래에 남아있다고 현지시간 11일 밝혔습니다.

압바스 아락치 외무장관은 TV 인터뷰를 통해 "우리의 모든 물질은 폭격 맞은 시설 잔해 아래 있다"고 말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습니다.

아락치 외무장관은 이란 원자력청(AEOI)이 비축된 물질의 상태와 접근 가능성을 평가 중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지난 6월 이스라엘과 미국이 이란의 핵시설에 연이어 공습을 가하기 이전 이란은 900파운드(약 408㎏) 상당의 60% 농축 우라늄을 보유하고 있었습니다.

60% 농축 우라늄은 불과 몇 주면 무기급인 90%까지 순도를 올릴 수 있어 준(準) 무기급으로 평가됩니다.

전문가들은 폭격 전 이란이 사전에 핵물질을 안전한 장소로 옮겼을 것이라고 추정했는데 이란이 파괴된 핵 시설 잔해 아래 농축 핵물질이 그대로 있다고 주장한 것입니다.

이날 아락치 외무장관은 지난 10일 이란과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이란 내 핵시설 사찰과 관련한 내용에 합의한 것에 대해 폭격 피해를 보지 않은 핵 시설에만 IAEA 접근이 가능할 것이라는 입장도 내놨습니다.

아락치 외무장관은 IAEA의 이란 내 핵 시설 접근은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SNSC)의 승인받은 이후에 가능하다며 SNSC가 피해가 없는 시설에 대한 접근을 사안별로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공격 목표가 된 시설들의 상황은 더 복잡하다며 이곳들은 "이란이 환경과 안전 우려와 관련한 필요한 조처를 할 때까지 어떤 행동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아락치 외무장관은 IAEA와 지난 10일 합의한 의제 가운데는 사찰이 없다고도 주장했습니다.

일각에서 이란과 IAEA 간 합의 내용에 사찰 재개 방식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언급이 없어 실현 가능성을 우려했는데, 이란이 IAEA의 자국 핵시설 사찰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태도를 보인 것입니다.

이란은 핵시설 폭격을 당한 후 IAEA 사찰관의 핵시설 방문을 허용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2015년 체결된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에 따라 해제된 제재를 핵합의 서명 당사국인 영국·프랑스·독일 등 유럽 3개국(E3)이 복원하겠다고 압박하자 IAEA와 합의를 진행했습니다.

이란은 제재가 복원되면 IAEA와 체결한 합의는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을 것이라고 반복해 강조하고 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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