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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타냐후 '서안 두동강' 가속…"팔레스타인 국가 절대 없을 것"

윤창현 기자

입력 : 2025.09.12 09:56|수정 : 2025.09.12 09:57


▲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팔레스타인의 국가 수립안을 훼손할 논란의 정책에 속도를 더하고 있습니다.

로이터 통신은 네타냐후 총리가 요르단강 서안을 분리할 정착촌을 신속하게 건축한다는 합의안에 현지시간 11일 서명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스라엘 국방부 산하 민정행정고등계획위원회는 'E1'으로 불리는 요르단강 서안 지역에 주택 3천400호 정도를 건립하는 계획을 승인했습니다.

유대인 정착촌이 이같이 확장되면 이스라엘은 기존의 대형 정착촌인 알레아두밈과 예루살렘을 연결해 예루살렘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하게 됩니다.

팔레스타인은 미래의 독립국 수도로 삼는 동예루살렘에서 영향력을 잃는 데다가 영토가 지리, 경제적으로 분할돼 국가 통합성이 크게 약화될 수 밖에 없습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알레아두밈 정착촌을 찾아 "팔레스타인 국가는 절대 없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네타냐후는 "우리의 유산, 우리의 땅, 우리의 안보를 수호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여기에는 요르단강 서안을 병합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극우 성향의 베잘렐 스모트리히 재무부 장관이 동행했습니다.

스모트리히 장관은 지난달 E1 정착촌 건설을 승인하면서 "팔레스타인 국가가 슬로건뿐만 아니라 실제로도 사라지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국제사회는 이스라엘이 1967년 전쟁으로 점령한 E1 지역에 자국민 정착촌을 확대하는 계획을 국제법 위반으로 보고 반대해왔습니다.

이스라엘은 1990년대부터 E1 정착촌 확장안을 논의해왔는데 2012년, 2020년 시도는 미국과 유럽연합(EU) 등의 반대에 저지당했습니다.

네타냐후 정권의 이번 조치는 가자지구 전쟁이 격화하면서 이스라엘이 국제적으로 점점 고립되는 상황에서 나왔습니다.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의 또다른 자치구인 가자지구의 인구 밀집지 가자시티에서 무장정파 하마스 토벌을 위한 지상작전을 눈 앞에 두고 있습니다.

가자시티 지상전은 대규모 민간인 살상이 이뤄지거나 피란 생활에 따라 인도주의 위기가 가중될 위험 때문에 큰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이스라엘은 하마스 지도부를 암살한다며 휴전 협상을 중재하는 카타르를 지난 9일 공습해 외국의 주권을 예사롭게 침해한다는 비판도 받고 있습니다.

영국, 캐나다, 독일, 덴마크, 벨기에 등 여러 국가는 이스라엘에 대한 견제와 비판의 의미를 담아 다음주 미국 뉴욕시에서 개막하는 유엔 총회에서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하기로 했습니다.

미국과 이스라엘을 제외하고 국제사회가 팔레스타인 문제에 유지하고 있는 공감대는 '두 국가 해법'(two-state solution)입니다.

이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합의를 통해 서로 독립국 지위를 인정하고 평화롭게 공존하게 한다는 접근법으로, 네타냐후 정권의 말살적 가자지구 전쟁이나 일방적 정착촌 확대는 여기에 정면으로 어긋난다는 지적입니다.

(사진=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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