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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포 1주일 만에 모습 드러낸 한국인…취재진 발견하자

이한석 기자

입력 : 2025.09.11 20:08|수정 : 2025.09.11 2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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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국에서 일하다 구금된 우리 국민 316명이 일주일 만에 풀려났습니다. 지금 구금 시설에서 나와서 버스를 타고 전세기가 있는 애틀랜타 공항으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5시간 뒤에 귀국 비행기에 오를 것 같습니다. 먼저 석방 당시 모습 보시고, 미국 현지 바로 연결하겠습니다.

이한석 특파원입니다.

<기자>

미국 현지 시간 새벽 1시.

어둠이 내려앉은 구금 시설 앞에 8대의 버스가 나란히 서 있습니다.

26분 뒤 평상복 차림의 한국인 노동자들이 구금 시설 출입문을 차례로 나섭니다.

미 이민 당국의 급습을 받고 체포된 지 일주일 만입니다.

한국 외교 당국자들의 안내를 받으며 버스에 오르기 시작합니다.

열악한 시설에서 오랜 구금 생활을 지낸 탓에 지친 기색이 역력했지만 부축을 받는 등 거동이 힘들거나 몸이 불편해 보이는 사람들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이제야 풀려난다는 안도감에 여유를 찾은 듯 짙게 선팅된 창문 밖으로 취재진을 향해 손을 흔들며 인사하기도 했습니다.

미국 측은 약속대로 수갑이나 쇠사슬 같은 체포 용구는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조현/외교부 장관 : 일체 수갑이라든지,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다시 한번 확인을 했고요.]

자진 출국 의사를 밝힌 한국인 316명이 버스 8대에 나눠 몸을 실었고 새벽 2시 18분 현지 경찰차의 안내를 받으며 전세기가 대기 중인 애틀랜타 국제공항으로 출발했습니다.

<앵커>

현지 구금 시설 앞에서 석방 상황을 취재한 이한석 특파원 연결하겠습니다.

이 특파원, 아까 잠시 화면으로 보긴 했습니다만, 먼저 현장에서 본 우리 국민들 건강 상태는 어떻던가요?

<기자>

구금 시설 주변으로 취재진 접근을 막아서 상당히 멀리서 지켜볼 수밖에 없었는데요.

화면에 자세히 잡히진 않았지만 얼굴 표정에는 피로한 기색이 역력했습니다.

체포 일주일 만에 구금 시설 밖으로 나오자 일부 노동자들은 감정이 복받친 듯 울컥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다행히 거동이 불편해 보이는 사람은 없는 걸로 보였지만 일부 지병이 있는 사람의 경우에는 그간 제대로 관리를 받지 못한 만큼 귀국한 뒤에는 정밀 검진을 받아 봐야 정확한 상태를 알 수 있을 걸로 보입니다.

버스에 오르자 일부 노동자들은 여유를 찾은 듯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어제(10일) 갑작스럽게 석방이 연기가 되면서 상당한 심리적인 충격을 받았단 후문입니다.

<앵커>

미국 이민 당국이 수갑과 쇠사슬을 차야 한다고 고집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현장에서 봤을 때 석방 당시 상황은 어땠습니까?

<기자>

실제로 미 이민 당국에선 행정 절차를 아주 엄격하게 적용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했던 걸로 전해집니다.

매뉴얼에 따라서 호송 시 수용복을 입고 수갑과 쇠사슬을 차야 한다는 건데요.

우리 외교 당국에서 강하게 거부하면서 어제까지만 해도 세부적으로 조율이 잘 안 됐던 걸로 전해졌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 측 요구를 반영해 주라고 지시를 하면서 분위기가 급반전된 걸로 알려졌습니다.

이민 당국은 버스 한 대당 요원들이 1명씩 배치하고 공항으로 출발을 했습니다.

<앵커>

우리 국민 가운데 1명은 미국에 남기로 했다는데 이유가 있습니까?

<기자>

한국인 구금자 317명 가운데 1명은 구금 시설에 남았습니다.

가족이 미국 영주권자여서 체류 자격을 다투기 위해 미국에 남기로 결정한 걸로 알려졌습니다.

(현장진행 : 박은하, 영상편집 : 최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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