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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강경파 반발에 합의 사실상 파기…국힘 "금감위 협조 못 해"

유영규 기자

입력 : 2025.09.11 10:25|수정 : 2025.09.11 10:25


▲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가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여야가 합의한 3대 특검법 수정안이 하루도 채 안 돼 사실상 파기됐습니다.

더불어민주당에서 강성 당원과 강경파 의원들을 중심으로 반발이 쏟아지자 당 지도부가 원내에 재협상을 지시한 데 따른 것입니다.

국민의힘은 즉각 반발했습니다.

특검법 수정안과 함께 합의한 금융감독위원회 설치에 대해 협조할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오늘(11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어제 협상안은 제가 수용할 수 없고 지도부 뜻과도 달라서 어제 바로 재협상을 지시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특검법 개정안은 핵심 중 핵심이 기간 연장이기 때문에 그 부분이 연장 안 하는 쪽으로 협상된 건 특검법의 원래 취지와 정면으로 배치된다"고 했습니다.

김병기 원내대표 역시 "어제 1차 협의했는데 그 협의가 최종적으로 결렬되는 것으로 봐야 한다"며 "기간 연장과 규모는 다시 살펴봐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여야 원내대표는 전날 약 6시간에 걸친 협의 끝에 국민의힘의 요구대로 특검 파견 검사 증원 폭을 줄이고, 수사 기간을 연장하지 않는 방향으로 특검법 수정안에 합의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합의 내용이 알려지면서 당내 강경파를 중심으로 "특검법 개정은 굳이 합의가 필요치 않은 것(추미애 법사위원장)", "기간 연장·인원 증원 타협은 안 된다(서영교 의원), "야당 필리버스터가 뭐가 두렵나(박선원 의원)" 등의 반발이 이어졌습니다.

일부 강성 당원들은 "내란 당과 어떻게 합의하느냐"며 원내 지도부를 비롯한 민주당 의원들에게 '문자 폭탄'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정 대표는 전날 합의 내용을 보고받고 격노하며 협상안을 파기하라고 지시했다고 복수의 당 관계자들이 전했습니다.

이후 민주당은 전날 저녁 국민의힘에 합의 이행이 어렵다는 내용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여야 원내대표가 합의해 언론 앞에서 공식 발표한 내용을 단 몇 시간 만에 뒤집은 것입니다.

합의 파기는 오늘 오전 국민의힘을 통해 먼저 알려졌습니다.

국민의힘 유상범 원내수석부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전날 밤 민주당에서 '합의 파기'를 통보받았다며 "이런 합의가 잉크도 마르기 전에 뒤집히기 시작한다면 원내대표와 원내수석의 존재가치가 뭔지 모르겠다. (국회) 정무위에서 적극 협조하는 부분조차도 사실상 어려워진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민주당은 특검법과 관련해 공식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고, 합의를 파기한 것도 아니라는 입장입니다.

김 원내대표는 "왜 자꾸 합의안이라고 하나. 1차 협의안"이라며 "1차 협의가 이뤄지면 수정안을 문서화하고, 지도부가 살펴본 다음 의원들한테 추인받는 게 절차"라고 주장했습니다.

민주당은 오늘 오후 의원총회에서 의원들을 상대로 최종 의견 수렴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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