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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층 취업 40만 명 늘었는데…청년 일자리는 22만 명 급감

이현영 기자

입력 : 2025.09.10 11:50|수정 : 2025.09.10 11:50


▲ 서울의 한 대학일자리플러스센터

지난달 15~29세 청년층 취업자가 20만 명대 감소했습니다.

청년층 고용률도 큰 폭 하락했습니다.

일도, 구직활동도 하지 않은 30대 '쉬었음'은 8월 기준 역대 최고 규모를 기록했습니다.

고령층 일자리가 늘면서 전체 취업자수는 10만 명대 증가폭을 유지하고 있지만, 청년층 고용시장은 출구가 보이지 않는 상황입니다.

내수 부문의 건설업과 미국 관세장벽의 충격파에 놓인 제조업의 취업자수 감소세도 지속됐습니다.

통계청이 오늘(10일) 발표한 '8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는 2천896만 7천 명으로 1년 전보다 16만 6천 명 늘었습니다.

3개월 연속 10만 명대 증가폭이면서 6월 18만 3천 명, 7월 17만 1천 명보다 소폭 둔화한 수치입니다.

지난 5월(24만 5천 명) 20만 명선을 웃돈 것을 제외하면 올해 들어 매달 10만 명대에서 맴돌고 있는 것이기도 합니다.

기재부는 "취업자 수가 8개월 연속 10만 명 이상의 증가폭을 이어갔다"며 "올해 1~8월 기준으로는 17만 8천 명의 증가폭"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고용률(15세 이상)은 63.3%로, 작년 동월보다 0.1% 포인트(p) 상승했습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비교 기준인 15∼64세 고용률도 69.9%로 0.1% p 높아졌습니다.

실업자는 59만 2천 명으로 작년보다 2만 8천 명 줄었습니다.

실업률은 2.0%였습니다.

취업자와 실업자를 포괄하는 경제활동 인구는 2천955만 9천 명으로, 1년 전보다 19만 4천 명 증가했습니다.

경제활동인구 참가율은 64.6%로 0.2% 포인트 상승했습니다.

연령별로 들여다보면, 청년층의 '고용 한파'가 극명하게 드러납니다.

60세 이상 취업자가 40만 1천 명 늘었지만, 15~29세 청년층에서는 21만 9천 명 줄었습니다.

40대(7만 3천 명)와 50대(3만 8천 명) 고용도 감소했습니다.

전체 고용률이 상승한 것과 달리, 15∼29세의 청년층 고용률은 1.6% p 하락하면서 45.1%로 떨어졌습니다.

16개월 연속 하락세입니다.

통계청 공미숙 사회통계국장은 브리핑에서 "경력직 선호가 강화되고 수시 채용으로 가면서 청년층에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고 해석했습니다.

비경제활동인구(1천622만 명) 가운데 '쉬었음' 인구는 264만 1천 명으로 7만 3천 명 증가했습니다.

특히 30대 쉬었음이 32만 8천 명으로 1년 전보다 1만 9천 명 늘었습니다.

2003년 관련 통계 집계 이후로 8월 기준 규모로 역대 최고치입니다.

20대 쉬었음 인구는 43만 5천 명으로, 3천 명 줄었습니다.

평생직장 개념이 희미해지고 이·전직이 활발해지면서 30대 쉬었음이 일시적으로 불어난 측면도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인구구조상으로는 20대 연령층이 30대로 넘어가면서 '쉬었음' 지표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입니다.

기재부 장주성 인력정책과장은 관련 브리핑에서 '정년연장이 이뤄지면 청년 일자리에 더욱 충격을 주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그런 부분까지 감안해서 정년연장의 세부적인 방안을 고민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세대상생형 정년연장 방안을 염두에 두고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변했습니다.

취업자 3개월째 10만명대 증가세
산업별로는 제조업과 건설업 부진이 지속했습니다.

제조업 취업자는 6만 1천 명 줄면서 14개월째 감소했습니다.

건설업 취업자 또한 13만 2천 명 줄면서 16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습니다.

건설업황 부진이 쉽게 해소되지 않고 있는 데다, 대외적으로 미국발 관세 악재가 지속하는 흐름을 고려하면 제조업과 건설업 고용이 좀처럼 나아지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장주성 과장은 "건설 쪽은 종합건설분야에서 보완되면서 연말 이후에는 개선세를 보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제조업은 소비 및 기업심리가 개선되는 플러스 요인과 대미 통상불확실성의 마이너스 요인이 혼재돼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내수부문의 도·소매업 및 숙박·음식 취업자는 작년 8월과 동일한 규모를 기록했습니다.

작년까지 좋지 않았던 도·소매업은 지난 6월부터 회복되는 모습이고, 숙박·음식 쪽도 7만 1천 명 감소(7월)했다가 '보합'으로 크게 개선된 것으로 평가됩니다.

경기회복에 더해서 소비쿠폰 지급 효과도 반영된 것으로 보입니다.

농림어업 일자리도 13만 8천 명 감소했습니다.

보건·사회복지서비스업 일자리는 30만 4천 명 늘었습니다.

갈수록 고령층 돌봄 수요가 늘어나는 데다, 노인일자리 정책 효과까지 더해진 결과로 해석됩니다.

종사상 지위별로 보면 상용근로자가 34만 8천 명 증가했고, 일용근로자는 6만 7천 명 감소했습니다.

자영업자와 무급가족종사자 등 비임금근로자도 10만 3천 명 감소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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