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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 차단'이 촉발한 네팔 시위 폭동으로…교도소 급습 잇따라

김민표 기자

입력 : 2025.09.10 10:38|수정 : 2025.09.10 10:38


▲ 9일 네팔 카트만두에서 소셜미디어 금지와 부패에 항의하는 시위 중 방화한 정부 청사 앞에서 시위대가 환호하고 있다.

소셜미디어(SNS) 접속 차단과 부패에 격분한 네팔 시위대가 교도소를 급습하는 등 폭동 수준으로 과격해지자 군 병력이 도심에 배치됐습니다.

스페인 EFE 통신 등에 따르면 네팔 시위대가 9일(현지시간) 중부 간다키주 포카라에 있는 카스키 교도소를 습격했습니다.

이들은 교도소 건물 일부를 파괴했고, 수감자 900명가량이 탈옥할 수 있도록 도왔다고 현지 매체 '온라인 카바르'는 보도했습니다.

네팔 서부 수두르파스침주에 있는 카일라리 교도소와 중부 바그마티주 랄리트푸르에 있는 교도소에서도 방화가 발생했습니다.

시위대는 람 찬드라 포우델 대통령의 관저를 비롯한 정부 청사와 정치인 자택 등지에서도 잇따라 방화를 저질렀고 화상을 입은 잘라나트 카날 전 총리의 아내가 숨지기도 했습니다.

EFE는 9일(현지시간) 사임한 샤르마 올리 총리 자택을 포함해 정치인 24명의 관저에서 시위대가 방화했다고 보도했습니다.

행정 수반인 올리 총리가 사임했는데도 시위가 잦아들지 않자 당국은 도심에 군 병력을 배치했습니다.

현지 매체는 혼란이 계속되자 네팔군이 다른 보안 기관들과 협력해 병력을 배치했다고 전했습니다.

네팔 군 당국은 성명에서 "일부 집단이 현재 불안을 이용해 민간인과 정부 재산 모두에 피해를 주고 있다"며 자제를 촉구했습니다.

발렌드라 샤 카트만두 시장도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 나라는 여러분(시위대) 손에 달려 있다"며 "집으로 돌아가 달라"고 호소했습니다.

국제 사회도 과격해지는 네팔 시위대를 향해 우려의 뜻을 나타냈습니다.

스테판 두자릭 유엔 사무총장 대변인은 안토니우 구테흐스 사무총장이 추가 폭력 사태를 피하기 위해 시위대에 자제를 촉구하고 대화를 촉구했다고 전했습니다.

이웃 나라 인도의 나렌드라 모디 총리도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 "네팔에서 발생한 폭력은 가슴 아픈 일"이라며 "네팔의 모든 형제자매에게 평화를 지지해 달라고 간곡히 호소한다"고 적었습니다.

이번 시위는 네팔 정부가 지난 5일부터 유튜브,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엑스(X·옛 트위터) 등 당국에 등록하지 않은 26개 SNS의 접속을 차단한 데 반발해 일어났습니다.

특히 부패 척결과 경제 성장에 소극적인 정부에 실망한 젊은 층이 대거 시위에 가담하면서 카트만두뿐만 아니라 다른 도시로도 확산했습니다.

SNS에서는 사치품과 호화로운 휴가 생활을 과시하는 고위층 자녀들의 모습과 생활고에 시달리는 이들을 대조하는 영상이 빠르게 공유돼 젊은 층의 분노를 키웠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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