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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사회 "노골적 주권 모독"…이스라엘의 카타르 공습 규탄

윤창현 기자

입력 : 2025.09.10 09:33|수정 : 2025.09.10 09:33


▲ 이스라엘 공습에 연기가 피어오르는 카타르 도하 모습

이스라엘이 현지시간 9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수뇌부를 노리고 휴전 중재국 카타르를 공습한 것에 대해 국제사회가 주권 모독이자 확전 시도라며 규탄했습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이번 사태와 관련한 긴급회의를 현지시간 10일 개최하기로 했습니다.

로이터 통신 등 외신들은 유럽연합(EU)이 이스라엘의 카타르 공습을 '국제법과 카타르의 영토 보전을 침해한다'면서 중동에서 폭력사태가 더욱 격화할 위험을 경고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카야 칼라스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SNS를 통해 "EU의 전략적 파트너인 카타르 당국과 국민에게 완전한 연대를 표한다"며 "가자지구 전쟁의 어떤 확대도 피해야 한다. 이는 누구에게도 이익이 되지 않는다. 우리는 휴전을 위한 모든 노력을 계속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는 "용납할 수 없는 폭력의 확대이자 카타르 주권에 대한 모독"이라며 "목적과 관계없이 이런 공격은 지역 전체로 갈등이 확대될 심각한 위험을 초래하고 평화와 안보 증진, 모든 인질 석방, 지속적 휴전 달성 노력을 직접적으로 위협한다"고 이스라엘을 비판했습니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도 SNS를 통해 카타르의 주권이 침해당했다고 강조하면서 "우선순위는 즉각적 휴전, 인질 석방, 가자로의 대규모 원조 확대여야 한다. 이것이 장기적 평화를 위한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말했습니다.

스페인 정부도 성명에서 "지역 안정을 유지하기 위한 자제와 국제법 존중, 즉각적인 폭력 중단, 외교적 협상 재개를 재차 촉구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교황 레오 14세는 로마 외곽에 있는 카스텔 간돌포에 있는 교황 별장 밖에서 "정말 심각한 소식"이라며 "전체 상황이 매우 심각하다. 어떻게 전개될지 알 수 없다"고 우려를 표했습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도 이번 공습을 "카타르의 주권과 영토 보전을 노골적으로 침해한 행위"로 규정했습니다.

구테흐스 총장은 기자들에게 카타르는 가자지구 휴전과 하마스가 억류 중인 인질 석방을 위해 매우 긍정적인 역할을 해왔다면서 "모든 당사자는 휴전을 파괴할 것이 아니라 영구적 휴전 달성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중동 및 인근 국가들도 이스라엘의 공격이 역내 안정을 심대하게 허물고 있다면서 용납할 수 없는 폭력행위라고 비난했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 외무부는 성명에서 "이스라엘 점령 세력이 범죄를 지속하고 국제법을 비롯한 모든 국제 규범을 노골적으로 위반할 경우 심각한 결과가 초래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조제프 아운 레바논 대통령도 "이는 이스라엘이 자행한 일련의 공격 중 하나로, 역내 국가들의 안정과 안보를 달성하려는 모든 노력을 무너뜨리려는 이스라엘의 의지를 보여준다"고 비판했습니다.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이스라엘의 이번 공격이 "위험한 행위"이자 "국제법 위반"이라고 규탄했고, 셰이크 압둘라 빈 자이드 알나하얀 아랍에미리트(UAE) 외무장관도 성명에서 카타르에 연대를 표하며 카타르의 안보 보장을 위한 모든 조치를 지지한다고 밝혔습니다.

튀르키예 외무부도 하마스 휴전 협상 대표단을 겨냥한 이번 공격이 "평화를 이루기보단 전쟁을 지속하려는 이스라엘의 의도를 보여준다"고 비판했습니다.

이어 "이번 공격으로 휴전 협상을 중재한 카타르가 이스라엘의 공격 대상국 목록에 추가됐다"며 "이는 이스라엘의 역내 확장주의 정책과 테러를 국가 정책으로 채택했다는 명백한 증거"라고 주장했습니다.

카타르와 함께 가자지구 휴전 협상을 중재하는 이집트는 대통령실 성명에서 "이번 공격은 국제법 위반으로 강력히 규탄한다"며 "위험한 선례이자 용납할 수 없는 사태 전개"라고 비난했습니다.

한편,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SNS를 통해 "우리와 함께 평화를 중재하려고 매우 열심히 노력하고, 용감하게 위험을 감수하는 주권국이자 미국의 긴밀한 동맹인 카타르 내부에 대한 일방적인 폭격은 이스라엘이나 미국의 목표를 진전시키지 않는다"면서 유감을 표했습니다.

하지만 "하마스의 제거는 가치가 있는 목표"라면서 이스라엘에 공격 취지에 공감한다는 입장도 표명했습니다.

이스라엘은 이날 오후 하마스 정치국원들이 거주하는 카타르 수도 도하의 한 주거용 건물을 공격했습니다.

가자 전쟁이 시작된 이후 이스라엘이 카타르를 공격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휴전을 중재하던 국가를 공격함에 따라 휴전 협상에도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사진=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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