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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살의 베테랑, 이승진 선수가 프로 당구 PBA 데뷔 7년 만에 첫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습니다.
2019년 PBA 출범 원년부터 활동했지만, 통산 49번째 대회 만에 처음 결승에 오른 이승진은, 장기인 뱅크샷을 앞세워 최성원 선수를 몰아붙였습니다.
초반부터 내리 3세트를 따내 우승까지 단 한 세트만 남겼는데, 4세트를 내준 뒤, 5세트도 10대 2로 밀려 패색이 짙어졌습니다.
하지만, 4이닝에 이 행운의 득점이 다시 분위기를 바꿨습니다.
이승진의 노란색 수구가 목적구 중 흰 공을 맞추지 못했지만, - 빨간 공과 부딪힌 흰 공이 움직이면서 뒤늦게 수구와 맞아 득점에 성공했습니다.
실패한 줄 알고 자리로 돌아가려던 이승진은 최성원에게 미안하다는 인사를 건넨 뒤, 다시 자신의 페이스를 이어갔습니다.
5이닝에 6점을 내 11대 10 역전에 성공했고, 6이닝에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습니다.
마지막 뱅크샷이 성공하는 순간, - 이승진은 큐를 높이 들고 펄쩍펄쩍 뛰며 인생 최고의 순간을 만끽한 뒤, 아내에게 달려가 입을 맞췄습니다.
[이승진 : 저한테 이런 날이 올 거라고 생각을 못했습니다, 사실. 그냥 열심히 했는데 이렇게 좋은 날이 오니까, 인터뷰하니까 눈물이 나려고 그러네, 갑자기.]
소속팀도 없이 당구장을 운영하면서 계속 큐를 잡고 꿈을 이어온 이승진은, 지난 7년간 받았던 총상금 5천4백만 원의 두 배에 가까운 우승 상금 1억 원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사랑하는 아내에게 첫 우승의 영광을 돌렸습니다.
[이승진 : 세상에서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사람. 결혼한 지 20년이 다 돼가는데 (아내가) 당구 치는 신랑에게 한 번도 당구 친다고 뭐라고 하지 않고 당구 연습 안 하면 되게 뭐라 합니다. 너무너무 우리 안혜란 씨, 와이프께 감사드리고 오늘 정말 행복합니다.]
개막 전부터 외국인 선수들이 휩쓸던 올 시즌 PBA 무대에서, 이승진은 국내 선수로는 첫 우승의 기쁨도 누렸습니다.
(취재: 김형열, 영상편집: 박정삼, 제작: 디지털뉴스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