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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옷 입은 700여 명…굳은 표정으로 지나친 금감원장

유영규 기자

입력 : 2025.09.09 10:12|수정 : 2025.09.09 13:40


▲ 금감원 노동조합원과 직원들이 9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금감원 로비에서 금감원을 공공기관으로 지정하고 금감원에서 금융소비자보호원을 분리하는 정부조직 개편안을 규탄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직원 수백 명이 오늘(9일) 출근 전 검은 옷을 입고 로비에 모여 조직개편안에 반대하는 집회를 했습니다.

오늘 서울 여의도 금감원 1층 로비는 검은색 웃옷을 입은 직원 700여 명으로 가득 찼습니다.

이는 금감원 전 직원의 약 30%입니다.

이들은 오늘 오전 8시부터 구호가 적힌 손팻말을 들고 모였다가 약 50분 만에 해산했습니다.

이찬진 금감원장은 집회 직후 굳은 표정으로 직원들을 지나쳐 출근했습니다.

이 원장은 공공기관 지정 등에 대한 입장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았습니다.

직원들은 금융소비자보호원 분리 철회, 공공기관 지정 철회, 비상대책위원회 구성 등을 외쳤습니다.

지난 주말 확정된 정부 조직개편안에는 금융위원회를 금융감독위원회(금감위)로 재편하고, 금감위 산하에 금감원과 금소원을 공공기관으로 두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금소원 분리에 더해 공공기관 지정까지 발표되며 금감원 직원들 사이에 불만이 확산하고 있습니다.

오늘 한 직원은 자유 발언에서 "금융소비자 보호 최일선에서 근무하고, 가장 많은 노하우를 가진 우리 회사의 의견이 이번 조직개편에 단 한 줄이라도 반영됐느냐"고 지적했습니다.

옵티머스 자산운용 검사업무를 했던 한 직원은 "옵티머스 자산운용의 사기적 부정거래가 검사를 통해 확인되면서 분쟁조정 배상을 100% 받을 수 있었다"며 "영업행위 감독과 소비자 보호가 유기적으로 이어지는 만큼 금소원 분리는 안 된다"고 했습니다.

다른 직원은 "은행, 보험, 증권사 CEO를 만날 때처럼 저희도 만나서 의견을 들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금감원 이세훈 수석부원장이 전날 오후 전 직원을 대상으로 정부 조직개편안과 관련 긴급 간담회를 했지만 직원들은 "기관 차원의 반대 목소리를 내야 한다"며 반발했습니다.

한편 금감원 노조위원장은 전날 대의원 회의에서 직무가 정지됐고 수석부위원장이 대행을 맡고 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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