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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모인 빅테크 수장들, 트럼프 압박에 앞다퉈 "투자 확대"

김경희 기자

입력 : 2025.09.05 14:42|수정 : 2025.09.05 14:42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가 4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에서 만찬 도중 대화하고 있다.

전 세계 시장을 호령하는 미국의 거대 기술기업 수장들이 트럼프 미국 대통령 앞에서 앞다퉈 미국 내 투자를 늘릴 것으로 서약하는 모습이 연출됐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보도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지시간 4일 백악관에서 정보기술(IT) 업계 최고경영자들을 초청해 만찬을 열었습니다.

트럼프는 먼저 정부가 (AI 구동에 쓰이는) 전력 공급을 원활하게 하고, 허가를 내주고 있다며 정부의 역할을 부각한 뒤, 테이블에 둘러앉은 각 기업 대표들에게 돌아가면서 투자 계획을 말해달라고 요구했습니다.

가장 먼저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가 "여기 모인 모든 회사는 다음 혁신의 물결을 이끌 데이터 센터와 전력 기반 시설을 짓기 위해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다"고 발언하자, 트럼프는 '그래서 얼마를 투자하겠다는 것인지를 말하라'며 다그쳤고, 이에 저커버그는 "2028년까지 최소 6천억 달러(약 840조 원) 투자하겠다"고 답했습니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은 "엄청난 금액"이라고 말하며 흡족해했습니다.

지난달 미국 내 제조업에 6천억 달러 투자를 약속한 팀 쿡 애플 CEO는 자신의 차례가 오자 "우리가 대규모 투자를 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해 줘 감사하다"고 말하며 트럼프 대통령에 우선 사의를 표했습니다.

트럼프는 반도체 수입 관세가 곧 예정돼 있지만, 애플은 투자를 약속했기 때문에 예외를 적용받을 것임을 시사하면서 "팀 쿡은 꽤 좋은 상태가 될 것"이라고 큰소리를 쳤습니다.

트럼프는 이날 미국에 공장을 건설하지 않는 반도체 기업에는 상당한 수준의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저커버그와 쿡, 순다 피차이 구글 CEO 등 실리콘밸리 기업가들은 지난 1월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을 앞두고 수백만 달러를 기부한 뒤 취임식에서 눈에 띄는 자리를 차지하는 등 트럼프 대통령 재집권 이후 그와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블룸버그는 트럼프 대통령 측이 내년 중간 선거를 앞두고 의회를 장악하기 위해 이날 만찬에 모인 테크기업 CEO들에게 다시 손을 벌릴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이날 만찬에는 저커버그, 쿡, 피차이를 비롯해 '챗GPT' 운영사 오픈AI의 샘 올트먼 CEO, 구글 공동창업자 세르게이 브린, 마이크로소프트(MS)의 사티아 나델라 CEO와 창업자 빌 게이츠 등이 참석했습니다.

사프라 카츠 오라클 CEO와 리사 수 AMD CEO도 자리를 함께했습니다.

한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이 자리에 초대받지 못했다는 언론 보도를 부인했습니다.

머스크는 자신의 엑스에 백악관 만찬에 초청받았지만 아쉽게도 참석하지 못한다며, 대리인이 자신 대신에 만찬장에 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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