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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에콰도르 안보 강화에 280억 지원…"마약갱단 퇴치용"

손기준 기자

입력 : 2025.09.05 03:59|수정 : 2025.09.05 03:59


▲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왼쪽)과 가브리엘라 소메르펠드 에콰도르 외교 장관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마약 밀매 갱단 활동으로 급격한 치안 악화 사태를 겪고 있는 에콰도르에 2천만 달러(280억 원 상당)에 가까운 범죄 퇴치 자금을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중남미 국가(멕시코·에콰도르)를 순방 중인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현지시간 4일 키토에서 다니엘 노보아 대통령을 예방한 뒤 가브리엘라 소메르펠드 외교장관과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 "에콰도르의 급증하는 범죄 문제 해결을 지원하기 위해 약 2천만 달러 규모의 안보 원조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날 회견에서 루비오 장관은 1천350만 달러(188억 원 상당) 예산에 더해 600만 달러(83억 원 상당) 규모 무인비행장치(드론) 구매비를 약속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범죄 조직에 맞서기 위해 더 큰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미국 국무부는 별도로 '로스초네로스'와 '로스로보스' 등 에콰도르 기반 마약 밀매 카르텔 2곳을 '외국 테러 단체'(Foreign Terrorist Organizations·FTO)로 지정해 불법 자금 흐름 차단을 비롯한 제재를 가할 예정이라고 전했습니다.

10여 년 전만 하더라도 남미에서 비교적 안전한 국가로 손꼽히던 에콰도르는 최근 수년 새 영향력 확장에 나선 마약 밀매 카르텔들의 '격전지'로 변했습니다.

에콰도르에서 올해 1∼7월 기준 살인 사건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0% 증가했다고 로이터통신은 보도했습니다.

특히 갱단원들은 세계적인 코카인 생산국인 콜롬비아와 페루 사이에 있는 에콰도르에서 바나나로 가득 찬 컨테이너에 마약을 몰래 숨겨 외국으로 배달하곤 한다고 현지 일간지는 전했습니다.

에콰도르는 세계 최대의 바나나 수출국입니다.

루비오 장관은 "에콰도르의 요청이 있을 경우" 군사기지 설치를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에콰도르 노보아 정부는 미군 주둔에 긍정적인 입장을 피력한 바 있지만, 최종 결정은 국민투표를 거쳐야 합니다.

미국은 과거 에콰도르 해안 도시 만타에 기지를 운영했다가 2009년 라파엘 코레아 전 정부 시절 철수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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