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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로 피란한 우크라 소녀, 철길에 떠밀려 참변

유영규 기자

입력 : 2025.09.04 05:41|수정 : 2025.09.04 05:41


▲ 기차역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습니다.)

독일에서 피란 생활을 하며 직업교육을 받던 16세 우크라이나 소녀가 달리는 열차에 떠밀려 숨졌습니다.

용의자는 이라크 출신 난민이었습니다.

3일(현지시간)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지난달 11일 오후 4시께 독일 중부 니더작센주 프리틀란트 기차역에서 우크라이나 국적 리아나 K(16)가 화물열차에 치여 숨졌습니다.

당시 열차는 시속 100㎞ 넘는 속도로 운행 중이었습니다.

기차역에 폐쇄회로(CC)TV는 없었습니다.

처음에는 사고로 추정됐으나 철길에 떠밀려 살해당한 정황이 밝혀졌습니다.

부검 결과 시신에서 강한 압력을 받은 흔적이 나왔습니다.

경찰은 시신의 어깨에서 채취한 DNA 정보가 당시 현장에 있던 이라크 국적 무함마드 D(31)와 일치하는 사실을 최근 확인했습니다.

경찰은 리아나가 숨지기 전 기차역에서 난동을 부리는 사람이 있다는 신고를 접수했습니다.

무함마드 D는 출동한 경찰에게 리아나의 시신을 가리키며 자신은 그의 죽음과 무관하다고 주장했습니다.

2022년 가족과 함께 우크라이나 마리우폴에서 독일로 피란한 리아나는 치과병원에서 직업교육을 받고 있었습니다.

숨질 당시에는 집에 가기 위해 기차를 기다리며 할아버지와 통화 중이었습니다.

리아나의 가족은 통화에서 비명 이후 기차 굉음만 들렸다고 말했습니다.

경찰은 부검 결과와 가족 진술을 근거로 사건 당시 말다툼도 없었고 용의자가 리아나에게 몰래 다가가 뒤에서 떠민 걸로 보고 있습니다.

용의자는 2022년 9월 독일에 망명을 신청했으나 기각됐습니다.

그는 유럽 난민협정에 따라 먼저 입국한 리투아니아로 송환돼야 했으나 지연되고 있었습니다.

그는 지난해 4월 한 여성에게 팔을 걸치고 바지를 벗은 혐의로 벌금 600유로(약 973만 원)를 선고받았으나 내지 않아 징역으로 대체됐습니다.

검찰은 용의자를 살인 혐의로 체포하고 정신질환 범죄자 시설에 수감했습니다.

그는 범행에 대해 아무런 진술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지역 주민들은 장례식 치를 비용이 없는 가족을 위해 2일까지 약 3만 유로(4천900만 원)를 모금했다고 NDR방송은 전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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