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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수출, 반도체·자동차 '쌍끌이'…불확실성은 지속

이현영 기자

입력 : 2025.09.01 13:33|수정 : 2025.09.01 13:33


▲ 수출 대기 중인 자동차

미국 관세로 대외 불확실성이 팽배한 가운데서도 8월 수출은 반도체와 자동차의 역대급 호실적에 힘입어 증가세를 이어갔습니다.

다만 한미 상호관세 영향이 아직 본격화하지 않았고, 주력품인 반도체와 자동차는 미국 정부의 품목 관세율이나 적용 시점이 확정되지 않은 탓에 앞으로도 불확실성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합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오늘(1일) 발표한 8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은 전년 동월보다 1.3% 증가한 584억 달러로 나타났습니다.

8월 기준 역대 최고 실적이면서 지난 6월부터 3개월 연속 최대 실적을 경신했습니다.

이는 '반도체 주도 장세'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반도체 수출 실적에 힘입은 영향이 컸습니다.

반도체는 전체 수출에서 25.9%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큰 품목인데 최근 수출 단가 상승으로 8월(151억 달러)에는 사상 최대 수출액을 2개월 만에 경신했습니다.

지난달 D램 범용제품인 DDR4 가격(5.7달러)이 올해 들어 처음으로 5달러를 돌파했고, DDR5(5.3달러)은 석 달 연속 5달러를 웃돌며 실적을 견인했습니다.

장상식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은 "미국의 관세 부과가 예정된 가운데 거래를 앞당긴 선수요가 반영돼서 단가 상승 폭이 더 컸던 것 같다"고 분석했습니다.

반도체 수출 호조에 지역별로는 대만 수출실적이 39.3% 증가한 43억 8천만 달러로, 역대 8월 중 최대를 기록했습니다.

자동차는 순수전기차(EV)·하이브리드차 등 친환경차가 모두 플러스를 기록한 가운데 중고차 수출도 확대한 덕분에 8월 기준 역대 최대 실적(55억 달러)을 냈습니다.

미국의 25% 품목 관세 부과로 인한 대미 수출 감소에도 유럽연합(EU), 독립국가연합(CIS), 중동 등으로 시장을 다변화하며 대응한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시장에서는 다만 수출 호조가 언제까지 이어질지에 대해서는 확신하지 못하는 분위기입니다.

대미 수출은 미국 관세 영향이 본격화하면서 지난 2023년 8월 이후 2년 만에 90억 달러 아래인 87억 4천만 달러로 내려갔습니다.

이는 2023년 1월(85억 900만 달러) 이후 2년 반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꺾인 것입니다.

서가람 산업부 무역정책국장은 "관세 부과에 따른 영향이 시차를 두고 나타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철강·알루미늄·구리가 50% 고율 관세를 부과받고 있고, 자동차 관세가 여전히 25%로 유지된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한미 양국은 지난 7월 30일(현지시간) 관세 협상을 타결하고 자동차 관세를 기존 25%에서 15%로 낮추는 데 합의했지만, 미국 정부가 아직도 적용 시점을 확정하지 않아 현재까지도 대미 수출에서는 25%의 관세를 적용받고 있습니다.

여기에 자동차 수출 대안으로 떠오른 유럽 시장 등에서는 안방을 지키려는 토종 브랜드 외에도 일본, 중국 같은 만만치 않은 경쟁상대가 기다리고 있어 녹록지 않은 상황입니다.

반도체도 현재는 0%의 관세가 적용되지만 미국이 향후 관세율을 확정하면 한국에 최혜국 대우를 하더라도 최소 15%의 관세율이 예상돼 무역 환경 악화가 예상됩니다.

수출이 반도체 중심으로 쏠린 현상도 위기 요인으로 지적됩니다.

장 원장은 "반도체 중심으로 수출이 된 것은 기회이기도 하지만 향후 반도체 경기가 안 좋았을 때를 생각하면 품목 편중 리스크는 커진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이에 따라 무역 환경의 불확실성도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한편 지난달 대미 무역 흑자는 6월 52억 3천만 달러에서 7월 39억 2천만 달러, 8월 27억 6천만 달러로 2개월 연속 감소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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