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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이라도 더"…최악 가뭄 강릉에 물 퍼나르는 전국 소방차들

유영규 기자

입력 : 2025.09.01 04:54|수정 : 2025.09.09 15:05


▲ 31일 강원 강릉시민의 87%가 사용하는 생활용수를 공급하는 홍제정수장에서 전국에서 달려온 소방차들이 운반해 온 물을 쏟아붓고 있다.

"찌는 듯한 무더위로 어려움이 있지만, 가능하다면 한 번이라도 더 급수하겠습니다."

최악 가뭄에 시달리는 강원 강릉시에 지난달 31일 집결한 전국의 소방관들이 35도 안팎의 무더위 속에서도 쉴 새 없이 물을 퍼 나르며 가뭄 극복에 큰 힘을 보탰습니다.

이날 홍제정수장에서 포천소방서 소속 권 모 소방위는 "뉴스로만 가뭄 소식을 접하다가 실제로 현장에 와보니 훨씬 심각해 보여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습니다.

경북 봉화소방서 소속 김 모 소방사도 "날씨가 매우 더워 급수 지원 작업이 쉽지는 않지만, 긴장감이 느껴질 정도로 심각한 가뭄에 급수 지원 작업을 열심히 하고 있다"며 "오늘 5번 정도 왕복할 예정이지만, 가능하다면 한 번이라도 더 하겠다"고 강력한 의지를 내비쳤습니다.

이날 도내 소방서는 물론 서울, 인천, 경기, 경북 등 전국 각지에서 온 소방차들은 동해, 속초, 평창, 양양지역 소화전에서 담아온 물을 홍제정수장에 연신 쏟아부었습니다.

35도 안팎의 가마솥더위 탓에 굵은 땀방울을 훔치면서도 오로지 가뭄 극복이라는 목표를 위해 쉼 없이 물을 퍼 나르는 모습이었습니다.

이들은 강원특별자치도소방본부가 지정한 연곡면 강북공설운동장에 오전 9시 집결해 급수 지원에 나섰습니다.

인접 시·군으로 흩어져 소화전에서 물을 담아온 뒤 이를 홍제정수장에 쏟아붓는 방법으로 해가 완전히 지는 오후 8시까지 2천500t을 급수했습니다.

오늘(9월 1일)부터는 소방차를 담수량이 큰 물탱크 차량으로 교체해 하루 3천t을 급수합니다.

소방 당국은 급수 지원에 온 힘을 쏟으면서도, 혹시 모를 재난 발생에 대비한 대응체계를 강화하는 데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강원소방은 산불이나 대형화재 등 재난 발생에 대비해 경포저수지 등에서 물을 취수해 강릉소방서를 비롯한 119안전센터 4곳에 이동식 저수조를 운영하며 상수도 사용을 최소화하고 있습니다.

또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영서 지역 소방관서에도 출동 태세를 철저히 갖추고 있습니다.

김승룡 소방본부장은 "전국에서 동원되는 소방 자원이 활동하는 데 지장이 없도록 최선을 다해 지원하겠다"며 "강원소방 역시 투입할 수 있는 인력과 장비를 총동원해 가뭄에 따른 시민들의 불편을 최소화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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