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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반려견 그림으로 알려진 이이수 작가가 일상 속의 신뢰와 교감을 캔버스에 되살렸습니다. 사람들끼리의 관계, 반려견과의 관계를 담담한 붓질로 캔버스 안에 담아냅니다.
이주상 기자입니다.
<기자>
[다정한 침묵 / 10월 3일까지 / 갤러리 마리]
아침에 눈을 뜨면 마주치게 되는 반려견 심바의 얼굴입니다.
유기견이었지만 작가와 만나 서로 교감할 수 있는 삶을 얻게 됐습니다.
발판 위에 올라선 아이는 뭔가를 보려는 듯 까치발을 하고 있고 팔로 아이를 잡은 엄마가 낮게 속삭입니다.
그 소리는 들리지 않지만 따뜻한 유대감이 느껴집니다.
아이일지 엄마일지 위로가 필요해 보이는 상황에서 반려견까지 모두가 아무 말 없이 하나일 뿐입니다.
마주 선 채 손을 뻗어 마음을 전하는 사람들과 크기는 다르지만 서로 바라보는 강아지들에서도 다정함이 묻어납니다.
[이이수/작가 : 언어가 없어도 또 주고받는 어떤 감정이 있고 또 그런 느낌이 있는데, 그 감각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어요.]
길게 뻗어서 감싸고 있는 손은 과장된 표현만큼 함께 하겠다는 다짐의 크기를 보여줍니다.
강렬한 색채의 대비와 단순화된 형태를 통해서는 감정의 농도가 짙어집니다.
대단한 순간이거나 화려한 이야기가 아닌, 일상 속의 담담한 순간들을 작가는 성긴 붓질로 극대화합니다.
또 캔버스 속 사람들과 강아지들 대부분 뒷모습이거나 표정이 없습니다.
디테일에 몰입하는 걸 막기 위해서입니다.
[이이수/작가 : 누구든지 이 그림을 보면서 자기 이야기가 될 수 있고 또 누군가의 이야기가 될 수 있고, 그런 작가 외에 사람들의 상상력에 대한 것을 가두고 싶지 않았어요.]
캔버스 안에서 시간은 정지합니다.
소리도 없고, 별다른 장식도 없습니다.
그 침묵 속에서 캔버스 안의 여러 관계들은 관람자와 교감하며 더 깊어갑니다.
(영상편집 : 김종태, VJ : 오세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