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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은 난데없이 "주한미군 기지의 땅을 임차하는 게 아니라 소유권을 갖고 싶다"는 발언을 꺼냈습니다. 하지만 현재 주한미군은 돈을 내지 않고 부지를 무상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왜 이런 말을 했는지, 그 의도가 주목됩니다.
김태훈 국방전문기자입니다.
<기자>
한미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주한미군 감축을 고려하느냐'는 한 기자의 질문을 받았지만, "한미는 친구이기 때문에 지금은 말하고 싶지 않다"고 즉답을 피했습니다.
그러더니 느닷없이 주한미군 기지가 들어선 땅의 소유권을 요청하고 싶다고 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 소유와 임차는 차이가 큽니다. 미군이 주둔한 기지의 땅에 대한 소유권을 달라고 요청하고 싶습니다.]
미군의 해외 단일기지 가운데 부지가 가장 큰 경기도 평택시 캠프 험프리스.
여의도 면적 다섯 배 크기인 이 부지를 미국이 소유하고 싶단 뜻으로 풀이됐습니다.
하지만, 우선, 미국은 해당 부지를 임차, 즉 돈 내고 빌려 쓰지 않습니다.
[위성락/국가안보실장 : 무슨 지대를 받는 개념은 아니거든요. 그렇다고 또 소유권도 아니고, (주한미군이) 쓰는 동안에 우리가 공여한다고 합니다.]
주한미군지위협정 'SOFA'에 따라, 한국정부가 미국정부에 '공여', 즉 무상사용권만 제공하는 겁니다.
무엇보다 미국이 현재 80여 개국에서 운영 중인 750여 개 해외기지 가운데 미국이 부지를 소유한 사례는 아예 없는 걸로 파악됩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주한미군 기지 건설에 미국이 많은 돈을 썼단 주장도 폈는데,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 한국도 기여를 했겠지만 우리는 그 기지를 건설하는데 많은 돈을 썼습니다.]
이 발언도 어폐가 있습니다.
캠프 험프리스 짓는 데 100억 달러쯤 들었고, 원래는 한미가 절반씩 부담하기로 했었지만, 정작 한국 측 부담이 93%에 달한다는 주한 미 대사관의 비밀 전문 내용이 공개된 적이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2만 8천 명인 주한미군의 규모를 4만 명이라고 부풀려 말하기도 했는데, 미국의 기여를 과장함으로써 각종 한미 안보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의도가 숨겨져 있단 분석도 있습니다.
(영상취재 : 이병주, 영상편집 : 최진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