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뉴스

뉴스 > 사회

'친윤·반탄' 장동혁호 출항…'찬탄' 인적청산 속 대여 강경투쟁

유영규 기자

입력 : 2025.08.26 10:58|수정 : 2025.08.26 10:58


▲ 국민의힘 장동혁 신임 당 대표가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제6차 전당대회 결선에서 당 대표로 선출된 뒤 당기를 흔들고 있다. 

제1야당인 국민의힘을 이끌 수장으로 친윤(친윤석열)계이자 반탄(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반대)파인 장동혁 대표가 오늘(26일) 선출됐습니다.

6·3 대선 패배 후 반탄과 찬탄(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찬성)으로 나뉘어 분열상을 노출했던 국민의힘을 이끌어갈 키가 강경 노선을 표방한 반탄 대표의 손에 쥐어진 것입니다.

장 신임 대표는 거대 여당의 입법 드라이브와 특검 수사라는 외풍에 맞서 당을 끌어가기 위해 그간 리더십 부재 속에 빚어진 혼돈을 수습하고 단일대오를 구축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습니다.

그가 강조한 특단의 수습책은 인적 청산입니다.

친한(친한동훈)계를 비롯한 찬탄파를 정리함으로써 선명성을 강화하고 당 안팎의 도전에 맞서 전열을 가다듬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장 대표는 전당대회 내내 찬탄파인 안철수·조경태 의원과 선명하게 대립각을 세우며 이들을 인적 청산의 대상으로 지목했습니다.

'당내 내란 동조 세력이 있다'고 발언한 친한계인 조 의원에 대해서는 출당 가능성까지 거론하며 자진 탈당을 압박하기도 했습니다.

장 대표는 "밖의 적 50명보다 안의 적 1명이 더 위험하다"며 당론을 어기는 인사들을 소위 '내부총질자'로 규정했습니다.

앞서 찬탄파가 당론을 어기고 윤 전 대통령 탄핵소추안에 찬성하면서 탄핵이 결정됐고, 조기 대선 패배를 불러왔다는 인식 아래 이들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장 대표는 당 대표 선거에서 최종 선택을 받은 것이 찬탄 세력에 대한 인적 청산을 원하는 당심을 고스란히 대변한다는 입장입니다.

안·조 의원은 대표 선거 결선에 오르지 못한 데다 결선 상대였던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이 찬탄파에 유화적 메시지를 냈지만 결과적으로 강경 노선을 고수한 장 대표에게 승리가 돌아갔다는 점에서입니다.

장 대표는 자신이 선결 과제로 꼽은 내부 정리가 '잘 싸우는 야당'을 만들어 대여 투쟁을 본격적으로 전개하는 데 목적이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내부 정리가 진행되면 화력을 이재명 정권과 싸우는 데 집중하겠다고 장 대표는 예고한 바 있습니다.

장 대표는 비상계엄의 배경에 민주당의 '줄탄핵'과 '줄특검'이 있다며 민주당의 주장대로 계엄이 내란일 경우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내란 교사범'이라는 공세를 펴기도 했습니다.

이는 윤 전 대통령 지지층의 주장과 일맥상통합니다.

이에 비춰 장 대표가 '윤어게인' 등으로 대표되는 강경 보수 세력의 손을 잡고 대여 투쟁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옵니다.

이미 장 대표는 "우파 국민이 총단결해 단일대오로 투쟁해야 한다"며 장외 세력의 투쟁에 함께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습니다.

국민의힘 장동혁 신임 당 대표가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제6차 전당대회 결선에서 당 대표로 선출된 뒤 수락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국회사진기자단, 연합뉴스)
장 대표는 전대 기간 극우 논란이 있는 전한길 씨 등 보수 유튜버가 진행한 유튜브 방송에 출연했으며 전 씨에 대해 "당을 지키고 정권을 지키자고 함께 싸운 사람"이라고 평가하기도 했습니다.

이 때문에 장 대표 체제에서 국민의힘이 벌일 대여투쟁의 전장은 국회에서 광화문으로 옮겨갈 수 있다는 관측까지도 뒤따릅니다.

한편으로는 장 대표 주도로 찬탄파를 겨냥한 인적 청산과 장외 세력 연대가 본격화할 경우 내홍이 격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특정 인사를 지목한 인적 청산은 찬탄파나 친한계 등 일부 당내 세력의 격한 반발을 부를 수 있어서입니다.

당의 외연 확장과 중도층 민심 회복을 위해 전 씨 등을 비롯한 윤어게인 세력과 선을 그어야 한다는 친한계의 목소리는 이로 인해 더욱 커질 가능성도 점쳐집니다.

한동훈 전 대표가 결선 투표 과정에서 사실상 김 전 장관을 지지했다는 점도 장 대표와 친한계가 화해를 시도하기보다 충돌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요인으로 꼽힙니다.

약 20명의 의원이 친한계로 분류되는 상황에서 탄핵 국면부터 이어진 당내 옛 주류 세력과 친한계 간의 지리멸렬한 공방이 되풀이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장 대표가 이 같은 내홍을 최소화하면서 대여 투쟁에 집중할 수 있는 당내 환경을 조성할 수 있을지가 대표 리더십의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장 대표에게는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곤두박질친 당 지지율을 끌어올려야 하는 과제도 놓여있습니다.

당심은 반탄파인 장 대표를 선택했지만, 여전히 국민 여론에서는 윤 전 대통령 탄핵에 찬성하는 목소리가 큰 만큼 민심과 당심의 괴리를 줄여나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진단도 뒤따릅니다.

장 대표 취임 후에도 지지율이 반등하지 않을 경우 반탄 대표의 한계와 책임론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제기될 가능성도 남아 있습니다.

(사진=국회사진기자단, 연합뉴스)
SBS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