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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필요한 소비가 아니라면 일단 뭐든 줄이자. 회식도 미루자.'
길어지는 경기 침체 속 소비 위축이 이어지면서 술집 매출이 1년 전보다 10% 가까이 줄어든 걸로 나타났습니다.
한국신용데이터가 올해 2분기 소상공인 동향을 분석해 보니, 특히 술집 매출이 지난해 2분기보다 9.2%나 줄어든 걸로 집계된 겁니다.
분식과 아시아음식, 패스트푸드, 카페 등 주요 외식업 품목들의 매출은 2에서 3% 안팎씩 축소됐습니다.
노래방, 피시방, 스포츠시설 같은 여가·스포츠 관련 업종의 매출도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8.3%나 줄어들었고, 숙박과 여행서비스업 매출은 3.2% 감소했습니다.
먹고 놀고 즐기는 활동들을 모두 줄이며 그야말로 필수적인 소비 외에는 허리띠를 졸라매는 모습이 전반적으로 관찰된단 겁니다.
계엄 직후 소비 심리가 얼어붙었던 지난 1분기보다는 소비 활동이 확대됐지만, 1년 전과 비교하면 여전히 소비 둔화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게 한국신용데이터의 분석입니다.
다만 지난 7월 말 풀리기 시작한 민생회복 소비쿠폰의 영향이 반영될 3분기에는 일부 업종에서 회복 조짐이 나타날 거란 전망도 함께 나옵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에서도 최근 갤럽 조사 결과 술을 마신다고 대답한 성인이 전체 54%에 그친다는 조사 결과가 발표됐습니다.
갤럽이 지난 1993년 관련 조사를 시작한 이래 음주율이 최저치를 기록한 겁니다.
실제로 미국 와인·증류주도매업체 협회가 집계해 보니, 지난 1분기 미국의 증류주 판매량은 1년 전보다 6.3%, 와인 판매량도 9.9%나 줄어든 걸로 나타났습니다.
미국이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이른바 '관세 경제' 국면에 맞닥뜨리면서 소비 심리가 위축되고 있다는 지표들이 잇따라 나왔는데, 술 소비에도 그런 분위기가 엿보인다는 겁니다.
특히 미국 내 맥주 등 주류 소비는 히스패닉 소비자들의 수요가 큰 편인데, 트럼프 정부의 강경한 이민 정책과 잠재적인 일자리 상실 우려로 이들 이민자들이 지출을 줄이고 있다는 게 주류 회사들의 분석입니다.
수요 회복의 실마리가 좀처럼 보이지 않는 가운데 이른바 '관세 경제'의 전개로 인한 불확실성까지 짙어지면서 한미 양국 모두 '퇴근 후 한잔'부터 줄이는 소비 심리 위축이 고착화되는 모양새입니다.
(취재 : 권애리, 영상편집 : 윤태호, 제작 : 디지털뉴스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