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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래스카 주시하는 우크라…젤렌스키 "미국 믿는다"

안상우 기자

입력 : 2025.08.16 04:31|수정 : 2025.08.16 04:31


▲ 13일 우크라이나 소속 군인이 러시아 진지를 향해 곡사포를 발사할 준비를 하고 있다.

현지시간 어제(15일) 미국·러시아 정상회담을 목전에 두고도 우크라이나에서 전쟁 포성은 이어지고 있습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서 러시아 공세가 거센 동부에 병력을 보강했다면서, 이날 회담이 공정한 평화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AFP 통신에 따르면 바딤 필라슈킨 도네츠크 주지사는 전날 어린이 총 1천879명이 남은 드루주키우카 등 5개 마을에 추가 대피령을 내렸습니다.

지난 13일에는 빌로제르스케 마을에 대피령이 내려졌습니다.

러시아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상회담이 추진되기 전후로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 점령지를 넓히기 위해 공세를 강화해 왔습니다.

전날에도 러시아군은 도네츠크주 마을 이스크라와 셰르비니우카를 장악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미 싱크탱크 전쟁연구소에 따르면 지난 12일 러시아군은 도브로필리아-드루즈키우카 인근의 좁은 전선 구간에서 최대 10㎞를 진격해 만 하루로는 지난 1년간 최대 전과를 올렸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포크로우스크 전선에서 우리는 발판을 마련하려는 러시아군의 시도를 막아내고 있으며 성공하고 있다. 도브로필리아에서 효과적으로 작전을 수행 중"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오늘 도네츠크의 이 지역과 다른 지역을 강화하기로 결정했다"며 "러시아군은 알래스카에서 러시아 지도부에 더 유리한 정치적 입지를 확보하려 한 시도에서 큰 손실을 보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우크라이나군은 이날 저녁 러시아가 최근 공격으로 점령한 일부 마을을 재탈환했다고 밝혔다고 AFP 통신이 전했습니다.

우크라이나군은 "지난 3일간 우크라이나 아조우 1군단은 인접 및 소속 부대들과 함께 포크로프스크 방향 방어 구역에서 적의 진격을 차단했다"며 해당 지역에서 6개 마을을 탈환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우크라이나군은 러시아 군사 관련 표적에 공습을 강화했습니다.

우크라이나군은 전날 밤 러시아 남부 아스파라한주 항구 도시 올랴에서 이란산 드론 부품과 탄약을 수송한 선박을 공습했다고 밝혔습니다.

우크라이나군은 이 항구가 러시아가 주요 병참 기지로 이용하는 곳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또 전선에서 약 800㎞ 떨어진 러시아 중부 도시 시르잔의 정유 시설을 공습했습니다.

총참모부는 이를 우크라이나 도시와 에너지망에 대한 러시아 야간 공습에 대한 보복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소셜미디어에는 이 시설에서 불길과 연기가 치솟는 이미지가 확산했습니다.

드론 공방도 이어졌습니다.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군이 지난밤사이 드론 53대를 발사했다고 밝혔고 우크라이나군은 러시아군이 97대를 쐈다고 발표했습니다.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의 한 아파트 건물에서는 우크라이나 공습으로 45세 여성이 숨지고 10명이 다쳤다고 알렉산데르 힌시테인 쿠르스크 주지사가 밝혔습니다.

세계의 이목은 이날 알래스카에서 열리는 미·러 정상회담에 쏠려 있습니다.

초청받지 못한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정상회담이 공정한 평화와 향후 미·러·우크라이나 3자 정상회담으로의 길을 열어야 한다고 요구했습니다.

그는 엑스에서 "오늘 러시아 측의 현재 의도와 알래스카 회의 준비 상황에 대한 우리 정보기관의 보고서를 기대하고 있다"며 "중요한 건 이번 회의가 우크라이나·미국·러시아 측이라는 3자 형식으로 지도자 간 실질적인 논의와 공정한 평화를 향한 진정한 길을 열어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이제 전쟁을 끝낼 때이며 러시아가 필요한 조치를 해야 한다"며 "우리는 미국을 믿고 있다(counting on)"며 "우리는 언제나 그렇듯이 가능한 한 생산적으로 일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텔레그램 메시지에서 추가로 "러시아는 협상 당일에도 살인을 저지르고 있다"며 "우리는 미국의 강력한 입장을 기대한다"고 기대했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전날 밤까지도 외교전을 이어 갔습니다.

영국에서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와 단결을 과시하고 돌아온 젤렌스키 대통령은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과 전화 통화했습니다.

그는 엑스에 "우크라이나에 공정한 평화와 신뢰할 수 있는 안전 보장이 필요하다는 분명한 우리 입장을 전했고, 하비에르는 이를 위해 개인적으로 노력할 준비가 됐다. 감사하다"고 썼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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