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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체 수두룩' 현미경엔 충격 장면…인천 신축 주민 반발

유영규 기자

입력 : 2025.08.13 08:01|수정 : 2025.08.13 14:48


▲ 현미경으로 관측한 혹파리 먹이인 곰팡이

인천 미추홀구 신축 아파트와 오피스텔 일부 세대에서 혹파리가 발견돼 입주민과 소유자들이 반발하고 나섰습니다.

오늘(13일) 인천시 미추홀구 한 아파트·오피스텔 입주민 등에 따르면 이곳 단지에서는 지난 4월부터 가구에 곰팡이가 피고 혹파리가 발견됐다는 민원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곰팡이는 주로 주방과 화장대 붙박이 가구 등지에서, 혹파리 사체는 거실과 안방 창틀 등지에서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아파트와 오피스텔 각각 900여 세대 등 총 1천800여 세대로 지어진 이 단지는 올해 1월부터 입주가 시작됐습니다.

현재 시공사에 접수된 혹파리 관련 민원은 144건, 피해 세대는 35가구로 파악됐습니다.

일부 입주민과 소유주는 지난 4월부터 혹파리가 집 안에서 발견됐지만 시공사 측이 적절한 조치를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오피스텔 입주를 미룬 50대 A 씨는 "지난 4월 처음 민원을 제기했을 때 시공사 측은 '혹파리가 아니다'라고 했다가 나중에야 이를 인정하고 주방 붙박이 가구 뒤편 필름지를 교체해 줬다"며 "이후에도 혹파리 사체가 한 번에 50마리 넘게 나온 적이 있을 정도로 시공사 조치는 임시방편에 불과했다"고 토로했습니다.

그는 "최근에야 방역 조치 연락을 받았지만, 그동안 시공사의 대응을 고려하면 책임자 사과가 우선"이라며 "가구 교체 없이 방역하면 또 혹파리가 발생할 게 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사비를 들여 전문방역업체를 부른 세대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난 1월 입주한 40대 주민은 "혹파리가 나온 뒤 집에서 하루도 지내기 싫어서 50만 원 넘게 들여 방역업체를 불렀다"며 "업체 측이 현미경으로 살펴보니 (시공사가 설치한) 붙박이 가구에서 혹파리 먹이인 곰팡이가 엄청 많이 발견됐다"고 말했습니다.

시공사 측은 붙박이 가구 필름지 교체에도 혹파리가 발생하는 세대가 있어 이달부터 민원을 제기한 세대를 대상으로 전문업체를 통해 두 차례 방역을 실시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시공사 관계자는 "혹파리 발생 원인 파악에 시간이 걸리면서 일부 주민들이 불편을 겪은 점에 대해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두 차례 방역으로 혹파리 제거에 효과가 확인돼 가구 교체는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관할 기초자치단체인 미추홀구는 혹파리 하자 민원을 접수한 뒤 정확한 사실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시공사와 시행사 측에 관련 의견 제출을 요구했습니다.

(사진=독자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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