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영상
<앵커>
경남 합천과 산청에도 밤사이 200mm에 가까운 많은 양의 비가 쏟아졌습니다. 이 지역은 불과 2주 전 극한 호우와 산사태로 큰 피해를 봤던 곳입니다. 임시로 쌓은 제방은 또다시 빗물에 쓸려 내려갔고, 복구 작업은 원점으로 돌아갔습니다.
김진우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기자>
시뻘건 흙탕물이 다리를 집어삼킬 듯한 기세로 흘러갑니다.
경남 합천군엔 어젯(3일)밤부터 212mm의 집중 폭우가 내렸습니다.
2주 전에도 200mm 넘는 비가 내려 마을 주민들이 배수로와 제방을 임시 복구했는데, 밤사이 쏟아진 폭우에 다시 사라져 버렸습니다.
어제 오후까지만 해도 이곳엔 반대편을 잇는 다리가 있었습니다.
지난번 폭우로 끊긴 다리를 임시로 복구했던 건데, 어젯밤 많은 비가 내리면서 또다시 유실됐습니다.
[김홍제/경남 합천군 목곡마을 이장 : 4일 걸렸던 게 한순간에 다 떠내려가 버렸어. 저 근처에는 갈 길이 없습니다. 농사짓는 데인데 가지를 못해요.]
지난달 극한 호우와 산사태로 14명이 숨진 경남 산청군.
이곳에도 밤사이 176mm의 많은 비가 내렸습니다.
원래 이곳에 있던 주택 2채는 산사태 때문에 흔적도 없이 사라졌고 지금은 이렇게 창고만 남아 있습니다.
이 창고엔 그나마 건진 살림살이를 보관해 놨는데 어젯밤 내린 비로 토사가 밀려 들어왔습니다.
[A 씨/경남 산청군 : 한 나흘 동안 복구한 건데 다시 이렇게 흙이 쓸려와서 제가 너무 힘들어서 이거 퍼낼 생각이 없습니다. 힘들어서 못하겠습니다.]
토사가 쏟아지는 걸 막기 위해 산자락에 방수포를 깔아놓는 등 복구 작업에 공을 들였지만 어제 내린 비 때문에 좀처럼 속도가 나질 않습니다.
[조기덕/경남 산청군 산림조합 : 무릎까지 푹 꺼진다든지 경사지에서 밑으로 미끄러진다든지 그런 부분(이 힘듭니다.) 어제 비가 많이 와서 (장비가) 투입이 안 됐고.]
산청군 주민 1천500여 명은 또다시 마을을 떠나 뜬눈으로 밤을 새워야 했습니다.
[A 씨/경남 산청군 : 창문 보고 계속 '비가 더 오면 어떡하지' 그런 걱정을 하고 있었죠. 몇 번 깼다가, 일어났다가. 비가 더 많이 오면 2차 피해가 불 보듯 뻔한 일이니까.]
합천에 호우주의보가 내려지는 등 내일 새벽까지 경남 지역에 10~60mm의 비 소식이 전해지면서 주민들은 오늘도 불안에 떨고 있습니다.
[이인화/경남 합천군 : 걱정되죠. 또 피난해야 하나. 마음속에 깊은 우려나 트라우마가 있는 거죠. 비도 비지만 또 앞으로 태풍도 올 것 같고 하니까 많이 걱정되죠.]
(영상취재 : 강시우, 영상편집 : 김준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