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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 관세 유지에 철강 '울상'…"가격 경쟁 불가"

김관진 기자

입력 : 2025.08.02 07:03|수정 : 2025.08.02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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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미 2달 전부터 50%의 고율 관세를 적용받던 철강업계는 고민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한미 관세협상에서 그대로 관세가 유지됐는데, 일본이나 유럽연합과 같은 수준이라고는 하지만 세율 자체가 워낙 높기 때문에 수출을 포기해야 할 지경이라고 합니다.

김관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15톤짜리 강판 코일이 천천히 들어 올려집니다.

대형 특수 프린터가 얇게 핀 강판 위에 벽돌 문양과 질감을 입히자, 고급 가전제품이나 건축 내외장재에 쓰이는 컬러 강판이 완성됩니다.

이런 고부가가치 제품은 일반 제품보다 마진이 2배 이상입니다.

[최우찬/동국씨엠 기술연구소장 : 고부가가치 제품의 경우에는 소비자 고객사 입장에서는 대체 불가능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 (관세) 방어는 하고 있지만….]

대미 철강 관세율이 50%로 높아진 상황에서, 철강업계는 이런 고부가 제품 위주로 수출하고, 중국산 저가 공세로 수익을 내기 어려운 범용 제품에 대해선 아예 생산라인 가동을 줄이거나 멈추는 '투트랙 전략'으로 버티고 있습니다.

지난해 우리 철강업체들은 미국에 276만 5천 톤을 수출했습니다.

47억 달러, 6조 4천800억 원어치입니다.

하지만 50%의 고율 관세 앞에선 가격 경쟁 시도 자체가 무의미하다는 게 업계의 하소연입니다.

국산 열연강판은 국내 판매가가 톤당 83만 원이지만, 미국에 수출하면 50% 관세와 물류비가 더해져 톤당 130만 원이 됩니다.

미국 내 유통 가격인 120만 원보다 비싸지는 겁니다.

실제 지난달 대미 철강 수출은 16.9%나 줄었습니다.

일본의 경우, 일본제철이 US스틸을 인수하는 등 현지 생산 비중을 늘릴 것으로 보입니다.

[민동준/연세대 신소재공학부 특임교수 : 사실상 미국은 만성적인 (철강) 공급 부족 국가이거든요. (무관세) 250만 톤 쿼터가 이제 없어진 거니까 그 양적인 공략을 하는 게 가장 중요한 숙제가 된 것 같아요.]

철강업계는 한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추가 협상을 통해, 조선 협력과 연관된 특수강과 LNG 파이프에 쓰이는 강관 등에 대한 관세라도 내리거나, 일정 물량까지도 관세 없이 수출하는 쿼터제 재도입 논의가 이뤄지길 바라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신동환, 영상편집 : 우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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