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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리포트] 'AI 교과서' 막판 여론전…6개월 만에 오락가락 혼란도

이혜미 기자

입력 : 2025.07.30 19:29|수정 : 2025.07.30 1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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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디지털 교과서를 활용해 수학을 가르치고 있는 현직 교사가 수업을 시연해 보이고 있습니다.

교사가 낸 문제가 학생 개인 화면에 뜨고, 학생이 답을 입력하면, 정답은 파랑, 오답은 빨강, 그 결과를 교사가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교사는 '주목시키기' 기능 등으로 학생들 화면을 제어할 수도 있고 자신의 화면에서 학생 개개인의 문제 풀이 과정을 지켜보며 적절한 피드백을 주기도 합니다.

AI 교과서를 잘 활용하는 교사들은, 개인별 맞춤형 지도에 큰 도움을 받는다고 말합니다.

[김재현/서울 신목중학교 교사 : 빠른 학습자가 누구인지 느린 학습자가 누구인지 또 학생들이 전체적으로 어려워하는 문제가 무엇인지를 실시간으로 교사가 파악할 수 있습니다.]

오늘 공개 시연회는 AI 교과서의 지위를 교육자료로 격하하는 법안 처리가 다음 달 초로 예정된 가운데, 학교 현장에서 AI교과서가 어떻게 활용되는지 직접 보여줘서, 긍정적 여론을 만들기 위해 마련됐습니다.

[김유정/초등학교 3학년 학부모 : 반복할 수 있는 그런 부분이 너무 큰 장점인 것 같고, 아이들이 또 재미있어하니까 거기서 더 흥미를 느껴서 할 수 있는 부분이 되게 긍정적인 것 같아요.]

[양소망/초등학교 4학년 학부모 : 세미나에서도 말씀하셨듯이 수업 시작하기 전에 디지털 기기로 아이들 감정을 먼저 물어본다고 하셨는데, 디지털 기기라는 매개체로 인해서 아이들을 더 알 수 있고, (AI 교과서가) 교육에 더 관심을 가질 수 있는 하나의 매개체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일선 교사들 사이엔 여전히 찬반이 엇갈립니다.

초중고 교사 3천4백여 명을 대상으로 지난 6월 진행한 온라인 설문조사 결과, AI 교과서 도입에 대한 긍정 응답은 20%에 그쳤습니다.

다만, AI 교과서 사용을 해 본 경우엔 긍정 의견이 30%를 넘겨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고, 특히, 장애 학생을 대상으로 한 특수 교육에 더 도움이 된다는 평가가 나왔습니다.

[한지후/에바다학교(청각장애 특수학교) 교사 : 아이들의 개별적인 특성에 맞춰서 똑같이 구체적인 피드백을 제공해 줘야 하는데, 이런 부분에 있어서 놓칠 수 있는 부분을 AI가 기록하고 그 부분에 맞춰서 피드백을 제공해주기 때문에 긍정적으로 저는 받아들였고 사용하고 있어요.]

한국교과서협회와 AI 교과서 발행사들은 AI교과서가 올 3월에야 정식 도입된 만큼, 일단 교과서 지위를 유지하면서 충분히 검증해 보고, 정책을 결정해도 늦지 않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이미 관련 법안은 법사위 문턱을 넘었고 본회의 절차만 앞두고 있습니다.

AI교과서 경험자가 늘수록 긍정적 반응도 높아진다지만, 애초에 충분한 검증 없이 도입했단 부정적 여론이 거세 법안 통과는 확실시됩니다.

'교과서'에서 '교육 자료'로 강등되면 학교별 추가 채택이 어려워지는 건 물론, 기존 AI교과서 도입 학교들도 2학기부터 쓰지 않을 가능성이 큽니다.

AI교과서에 투입된 자원은 세금과 개발비용 등 모두 2조 원 규모에 달합니다.

충분한 의견 수렴이나 검증 없이 추진된 교육 정책이 다시 도입 6개월 만에 무산되면서, 막대한 예산 낭비와 교육현장의 혼란만 초래했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습니다.

(취재 : 이혜미, 영상취재 : 김학모, 영상편집 : 윤태호, 제작 : 디지털뉴스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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