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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광역시 가덕도.
올해 초 이곳 누릉령 인근 야산에서 주민들이 방목해 키우던 흑염소가 사라지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그중 한 마리가 화살이 몸에 꽂힌 채 발견되며 주민들 사이에서 불법 사냥 의혹이 불거졌습니다.
[이성옥/흑염소 주인: 처음에는 50마리 가까이 있었어요]
[이성옥/흑염소 주인: 활을 맞고 이제 사람 같으면 여기서 맞아서 이쪽으로 나왔더라고요 그전에도 염소가 좀 많이 없어졌어요 그런데 화살이 보여서 이제 활을 가지고 염소를 잡아가는구나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주민들은 언제부턴가 마을에 나타나 큰 배낭을 메고 야산으로 올라가는 수상한 사람들을 발견해 행적을 뒤쫓았고, 실랑이 끝에 염소 도둑을 잡을 수 있었습니다.
[이성옥/흑염소 주인: 밤 9시 30분에 내려오는데 3명은 밑에 주차장으로 내려가고 한 명은 배낭을 메고 오는데 안 내려와서 우리가 올라갔어요]
[배미화/아내: 가방을 열라니까 그 사람들은 못 연다 이런 실랑이를 하는 도중에 새끼 염소가 가방 안에서 우는 거예요 그러면 당신들이 도둑질한 거네 (했죠)]
흑염소 도둑의 정체는 양궁 동호회 회원들.
출동한 경찰에 의해 현행범으로 검거된 이들의 가방에는 레저용 활 2개와 화살 8개가 들어 있었습니다.
이들은 큰 소리가 나는 총 대신 사람들의 눈을 피할 수 있는 활을 범행 도구로 삼아 지속적으로 불법 사냥을 벌였습니다.
[김대일 경위/부산강서경찰서 형사팀: 저희가 확인한 것만 해도 대략 1년간 13번 정도 방문을 해서 새끼 염소까지 합쳐서 한 14마리 (피해가 발생했고) 단순하게 한 번만 따라온 사람도 있고 열 차례 넘게 같이 온 사람도 있었는데 모두 합하면 9명가량 됩니다]
이들이 사용한 화살은 살상력을 높이기 위해 끝이 매우 날카롭고 일단 꽂히면 쉽게 빠지지 않도록 설계되어 있었습니다.
[전 레저용 활 판매업자: 특히 산 같은 경우는 총을 쏘게 되면 총소리가 엄청나게 크게 나잖아요 그러니까 몰래 잡으려면 활이 최적화된 거죠 만약 칼날이 세 방향이면 세 방향으로 다 찢고 들어가는 거예요 이게 가슴, 배에 잘못 맞았다고 치더라도 100m 이상 도망 못 갑니다]
[김대일 경위/부산강서경찰서 형사팀: 화살촉을 개조한 거죠 보통 보면 연습용 촉이 있고 이건 이제 사냥용 촉이 있는데 이 사람들이 개인적으로 개조를 해서 사냥용으로 바꾼 겁니다]
경찰 조사 결과 불법 사냥 피해는 해당 야산의 일만은 아니었습니다.
가덕도 곳곳에서 흑염소가 사라진 정황이 드러난 것.
[허섭/흑염소 주인: 계획적으로 양궁 활로 이렇게 잡아가는 건 우리는 생각 못 한 거죠]
[한 마리도 아니고 계획적으로 이렇게 많이 잡는 것은 그냥 범죄입니다]
이번 불법 사냥에 가담한 사람들은 타인의 재물인 염소를 절도하였고 잔혹한 방법으로 동물을 해쳤기 때문에 특수절도죄 및 동물보호법에 따라 처벌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살상용으로 활을 변형시켜 사용한 부분에 대해서는 마땅한 처벌 규제가 없는 상황.
본래의 용도와 다르게 개조된 도구가 사람을 향한다면 자칫 큰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홍승희/마을 주민: 이제 염소 주인들이 가다가 그 활에 맞을 수도 있잖아요 끔찍한 일이죠 어떻게 그런 걸 가지고 와서 사냥해 갈 생각을 합니까?]
[이윤호 명예교수/동국대학교 경찰행정학부: 범죄에 어떤 흉기가 사용되었는가도 중요하겠지만 누가 그 흉기를 왜 사용했느냐가 더 중요하고 도구라는 것이 잘 사용하면 문명에 이로운 도구가 되고 우리 인간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지만 잘못 사용하면 사실상 흉기가 될 수도 있고 범죄의 도구가 될 수도 있다는 거죠]
*해당 콘텐츠는 AI오디오로 제작됐습니다.
(취재: 정경우, 구성: 신혜주(인턴), 영상편집: 고수연, 디자인: 육도현, 제작: 모닝와이드 3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