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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글랜드, 승부차기로 스페인 꺾고 여자 유로 2연패

전영민 기자

입력 : 2025.07.28 08:44|수정 : 2025.07.28 08:44


▲ 2025 여자 유로 잉글랜드 우승

'유럽 챔피언' 잉글랜드 여자축구 대표팀이 '세계 챔피언' 스페인에 극적인 승부차기 승리를 거두고 여자 유로 2연패를 이뤄냈습니다.

잉글랜드는 오늘(28일) 스위스 바젤의 장크트 야코프 파르크에서 열린 2025 여자 유로 결승전에서 연장전까지 120분 동안 우열을 가리지 못하고 승부차기에서 3대 1로 스페인을 물리쳤습니다.

자국에서 열린 2022년 대회에서 여자 유로 첫 우승을 달성한 잉글랜드는 이로써 2회 연속으로 유럽 챔피언 자리에 앉았습니다.

축구종가 잉글랜드가 다른 나라에서 열린 메이저 대회(유로·월드컵)에서 우승한 것은 남녀 대표팀을 통틀어 이번이 처음입니다.

잉글랜드 남자 대표팀은 유로에서 한 번도 우승하지 못했고, 최근엔 2021년, 2024년 대회에서 거푸 준우승에 그쳤습니다.

잉글랜드 여자 대표팀은 또 2023 호주-뉴질랜드 여자 월드컵 결승에서 스페인에 0대 1로 패해 세계 챔피언 타이틀을 내준 아픔을 제대로 되갚아줬습니다.

특히 토너먼트에서 매 경기 역전 드라마를 쓰며 우승컵을 들어 올려 '근성의 챔피언'으로 우뚝 섰습니다.

잉글랜드는 스웨덴과 8강전에서 0대 2로 뒤지다가 정규시간 막판 10여 분 동안 2골을 넣어 동점을 만들고 승부차기 끝에 4강에 올랐습니다.

준결승에선 후반 추가시간에 나온 미셸 아게망의 '극장골'로 이탈리아에 2대 1 역전승을 거뒀습니다.

반면 스페인은 이번 대회에서 상대에 리드를 내 준 시간이 딱 4분에 불과할 정도로 완성도 높은 경기력을 자랑했는데도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습니다.

선제골도 스페인의 몫이었는데, 전반 25분 오나 바틀레가 오른쪽에서 올린 크로스를 문전의 마리오나 칼덴테이가 머리로 받아 골망을 흔들었습니다.

잉글랜드는 '해결사' 클로에 켈리가 왼쪽에서 올려준 대각선 크로스를 알레시아 루소가 타점 높은 헤더로 마무리해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습니다.

켈리는 승부차기에서도 마지막 5번째 키커로 나서 잉글랜드의 우승을 결정지었습니다.

2022년 대회 결승에서 독일을 상대로 연장전 2대 1 결승골을 터뜨린 켈리는 두 대회 연속으로 잉글랜드 우승에 결정적인 역할을 해내며 '영웅'으로 떠올랐습니다.

스페인은 대회 최우수선수(MVP) 본마티, 득점왕(4골) 에스테르 곤살레스를 배출했고, 최우수 영플레이어로는 19세 아게망이 뽑혔습니다.

네덜란드 출신의 잉글랜드 대표팀 사령탑 사리나 비흐만은 3회 연속으로 유로 우승을 지휘해내며 '최고 명장'의 지위를 재확인했습니다.

비흐만은 2017년 대회에서 네덜란드를 우승으로 이끌었고, 이어 잉글랜드 사령탑으로 자리를 옮겨 두 차례 우승을 이뤄냈습니다.

비흐만 감독은 이번 대회 토너먼트 들어 아게망, 켈리 등을 적시에 투입해 결정적인 득점을 끌어내는 '신들린 교체카드'를 매 경기 보여줬습니다.

비흐만 감독은 "가장 혼란스러운 대회였다"면서 "믿기지 않는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한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우승해냈다. 오늘 밤 파티를 즐기겠다"고 말했습니다.

본마티는 "우리가 더 잘했고, 득점 기회도 많이 만들었지만, 결과는 너무 가혹하다. 축구에선 때로는 잘하는 것만으로는 충분치 않은 것 같다"며 아쉬움을 곱씹었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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