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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위쪽서 굉음…한 여성이 '쾅쾅'" 참극에 '충격'

유영규 기자

입력 : 2025.07.22 07:23|수정 : 2025.07.22 12:43


▲ 사제 총기로 아들을 살해한 63살 A 씨의 자택

"갑자기 아파트 위쪽에서 식탁이나 텔레비전(TV)이 부서지는 듯한 굉음이 들렸습니다. (나중에 보니) 총소리였던 것 같은데 한숨도 못 잤습니다."

21일 오전 인천시 사제 총기 살해 사건이 발생한 아파트에 사는 40대 주민 A씨는 7살 쌍둥이를 유치원에서 등원시키면서도 여전히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A 씨는 "(당시) 누가 문을 두드려 나가보니 아무도 없어서 문 앞에 설치해둔 폐쇄회로(CC)TV 영상을 확인했더니 한 여성이었다"며 "아마 총기 사건이 발생한 곳에 사는 분이 도움을 요청한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새벽에 범인이 붙잡히지 않았으면 연차를 쓰고 아이들을 유치원에도 안 보내려고 했다"며 "우리 아파트에서 이런 일이 발생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고 덧붙였습니다.

펜트하우스로 불리는 33층 아파트 꼭대기 층 현관문과 3대의 엘리베이터 입구에는 폴리스라인이 처져 있었습니다.

복도에는 여러 개의 택배와 피해자의 자녀가 사용한 것으로 보이는 유모차가 있었습니다.

해당 층에는 각각 전용면적 195㎡ 규모의 2세대가 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아파트에 사는 50대 주민은 "총소리가 여러 차례 들렸다"며 "사건 직후 두 시간 가까이 아파트 출입이 막혀 밖에서 불안에 떨었다"고 전했습니다.

500여 세대 규모로 이뤄진 해당 단지는 인근에 학원가와 학교가 밀집해 있어 어린아이 등 자녀를 둔 가정이 많이 살고 있습니다.

4살 아들을 어린이집에 등원시키던 50대 주민은 "사제 총으로 가족을 죽였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며 "누굴 향해 쏠지 아무도 모르는 상황인데 범인이 붙잡혀서 천만다행"이라고 가슴을 쓸어내렸습니다.

이번 사건은 60대 B 씨가 20일 오후 9시 31분 아들인 30대 C 씨에게 사제 총기를 발사하면서 벌어졌습니다.

사건 발생 직후인 20일 오후 11시 8분께 아파트 관리사무소 측은 주민들에게 긴급 안전 안내 문자를 통해 "단지 내 위험한 상황이 벌어져 경찰특공대가 출동했다"며 "세대 내에서 절대 움직이지 말아달라"고 당부했습니다.

이어 "위험인물이 단지 밖으로 나간 것으로 확인됐으나 다시 올 수도 있으니 집 밖으로 움직이지 말아달라"고 덧붙였습니다.

B씨는 파이프 형태로 된 사제 총기를 이용해 쇠구슬 여러 개가 들어있는 산탄 2발을 연달아 발사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산탄은 내부에 여러 개의 조그만 탄환이 들어있어 발사 시 한꺼번에 다수 탄환이 발사되는 총알을 의미합니다.

B씨가 쏜 산탄에 가슴 부위를 맞은 아들은 119구급대에 의해 심정지 상태로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습니다.

B씨는 경찰 조사에서 "가정불화 때문에 범행을 저질렀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피해자 C씨의 어머니는 한 업체 대표로 B씨와 오래 전 이혼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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